한국시멘트협회는 2일 성명에서 "건설경기의 극심한 침체로 올해 수요는 IMF 외환위기 첫해의 수요절벽을 뛰어넘는 감소세가 전망된다"며 "여기에 재고까지 급증해 심각한 이중고를 겪고 있다"고 호소했다.
정부는 이날 '건설공사비 안정화 방안'을 발표했다. 공사비가 최근 3년 동안 30% 이상 인상된 데 대해 정부가 직접 나서 재건축·재개발 추진 지연 등을 막고, 건설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취지다.
발표문에서 정부는 시멘트를 콕 집어 "적정가격을 찾아갈 수 있도록 수급 안정화 협의체를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6% 인상된 시멘트 가격이 적정가격이 아니라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민간(건설사)이 시멘트 수입을 추진한다면 관련 애로를 해소하고, 시멘트의 품질이 국민 안전과 직결된 만큼 KS인증 등으로 엄격히 검증하겠다"고 덧붙였다. 수입 시 품질 우려는 정부가 해소해주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시멘트를 소비하는 레미콘, 건설업계는 그동안 시멘트 단가 인상의 명분이었던 유연탄의 가격이 최근 하락했기 때문에, 시멘트 단가를 도로 낮춰야 한다고 요구해왔다. 정부도 이같은 문제의식에 공감한 것으로 보인다.
시멘트 업계는 "최근 극심한 경기침체와 건설산업의 경영위기로 시멘트업계에도 타격기 크다"며 "이미 상반기 시멘트 출하가 12% 감소했고 재고는 16% 증가했다"고 호소했다. 이어 "출하 감소세는 하반기에 더욱 가팔라질 것으로 예상돼 사상 초유의 출하 급감에 직면했고, 설비 중단 사태로 이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온실가스 감축 목표 달성과 질소산화물 배출 규제 등 강화되는 환경정책을 준수하려 가용 재원을 설비 확충해 투입하고 있어 안정적인 조업에 필요한 적정수익 확보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토로했다.
시멘트산업은 정부의 '탄소중립 녹색성장 기본계획'에 따라 2030년까지 탄소 배출량을 2018년 대비 12% 줄여야 한다. 제조 공정에서 다량의 유연탄을 사용하는 시멘트산업에는 매우 도전적인 목표다. 국내 시멘트 7개사는 최근 5년 동안 설비에 약 2조4000억원을 투자했다. 이중 80%가 환경설비 투자다.
시멘트업계는 정부가 건설경기 회복을 위한 방안 마련에 나선 점에 관해선 "공감한다"며 "건설산업과 시멘트산업이 이해, 소통을 확대하는 계기가 마련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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