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간 30% 급등, 아파트 건설현장 곳곳서 파열음…정부, 이젠 아파트 공사비 잡는다

머니투데이 조성준 기자 | 2024.10.02 11:30
[서울=뉴시스] 배훈식 기자 =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이 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 겸 제1차 투자활성화장관회의 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4.10.02.
정부는 2020년 이후 30% 가까이 급등한 공사비가 건설경기 침체는 물론 주택공급 부진에도 영향을 줬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해외시멘트를 도입하고 인력을 안정적으로 수급하는 등 공사비 안정화 3대 과제를 제시했다. 이를 통해 건설 산업에 활력을 불어넣고 원활한 주택 공급까지 도모할 전망이다.

국토교통부와 기획재정부 등은 2일 이 같은 내용의 '건설공사비 안정화 방안'을 발표했다. 정부의 이 같은 문제의식은 최근 폭등한 공사비 때문이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 따르면 건설공사비 지수는 2020년 100에서 2023년 127.90으로 3년간 27.9% 뛰었다. 코로나19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여파로 자잿값이 껑충 올랐고, 금융비용과 인건비 등도 상승했기 때문이다.

강기룡 기재부 정책조정국장은 "2020년 이후 연평균 공사비 8.5% 상승하며 올해 7월 기준 30% 급등했다"며 "최근 들어 안정세로 보이지만 장기추세선(2000년~2020년)으로는 4% 상승률 인만큼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이로 인해 건설업의 위축은 물론 주거공급도 불안해졌다고 본다. 도심 내 주택공급을 담당하는 정비사업에서 공사비 상승분을 둘러싼 발주자(조합)와 시공사의 갈등으로 인해 착공물량이 줄고 공사지연이 빈번해졌다. 중장기적으로 주택공급을 줄이고 서울 신축아파트 중심의 가격상승 기대감을 형성했다는 지적이다.

건축 원가의 상승으로 기존 현장의 사업성이 악화하고 건설사의 신규 착공과 수주가 줄어든 상황이다. 이는 지방 미분양 증가 및 국책사업 입찰 지연 등 산업 전반의 하방 압박으로 이어졌다.


자재비·인건비·공공조달까지 종합 대응 대책 내놓아


(서울=뉴스1) 이승배 기자 = 건설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며 올해 1분기건설업 폐업 건수가 지난해와 비교해 30% 이상 늘었다. 지방 소규모 건설업체를 중심으로 폐업이 증가하는 추세며, 신규 등록까지 줄었다. 또한 공사비 상승에 따른 원가 비용 증가, 미분양 발생 등의 이유로 주요 건설사들의 1분기 현금흐름 적자 폭 또한 늘어나고 있어 건설업 전반의 불황의 골이 깊어지는 상황이다. 사진은 22일 서울 시내의 한 공사현장. 2024.5.22
박상우 국토부 장관은 이날 경제관계장관회의에 참석해 "침체된 건설경기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도록 건설공사비 안정화 방안을 중점 추진하겠다"면서 자재비·인력비·공공조달을 키워드로 하는 3대 공사비 안정화 프로젝트를 전했다.

자재비 안정화를 위해선 먼저 건설분야 전반의 불법·불공정행위 범부처 점검반을 운영한다. 국토부를 비롯해 경찰청, 공정거래위원회가 합동으로 이달부터 다음해 4월까지 6개월간 운영될 예정이다.

주요 자재의 수급 안정화 기능도 강화한다. 수요자와 공급자가 자율적으로 협의해 적정가격을 찾을 수 있는 수급 안정화 협의체를 국토부가 구성한다. 이를 제도화하기 위한 법적 근거를 마련한다. 나아가 국토부 차원의 자재 수급 전망, 가격 변동 모니터링도 강화할 계획이다.

시멘트 수급 불안에 대응하기 위한 민간의 해외 시멘트 수입도 지원한다. 시멘트 수입 인프라인 항만 내 저장시설(사일로) 설치 절차를 줄이고 내륙 유통기지의 확보도 지원한다. 또 KS 인증으로 품질·안정성을 엄격히 검증하고 유통과정에서 수시 점검 등 품질관리를 강화한다.


아울러 천연 골재의 공급량 확보를 위한 규제 적용방식도 개선한다. 국토부는 해양수산부와의 협력을 통해 바다골재 채취량 한도인 총 골재채취량의 5% 안에서 연간 계획량을 설정해 계획 한도까지 채취가 이뤄지도록 실 채취량을 탄력적으로 관리한다. 산림청과 연계해 토석(골재)채취제한지역이라도 인근 채석단지와의 인접도·연계성 등에 따라 제한지역까지 포함해 채석단지 확대 지정 허용할 수 있게 제도를 개선한다.

안정적인 인력 수급을 통한 인건비 안정화 대책 추진한다. 우선 숙련인력 채용 시 우대제도를 마련한다. 건설근로자 기능등급제를 활용하면 시공능력평가 때 반영하고, 상위 등급 기능인 보유 땐 전문건설업 등록기준 완화를 검토한다.

건설업 종사자의 고령화에 대한 지적이 이어지는 만큼 청년층의 유입을 유도하기 위한 정책이 이뤄진다. 등급별 기능교육 확대하고 기능등급제 연계 교육 수강시 '적극적 구직활동'으로 인정한다.

외국인력도 적재적소에 활용할 수 있도록 비숙련 외국인력(E-9)의 현장 간 이동 가능 사유를 구체화하고, 내국인 기피 공종에 한해 숙련기능인(E-7) 비자 도입을 중장기적으로 검토한다. 아울러 인력 효율화, 공기단축을 위해 로봇화, 모듈러공법 활성화를 지원한다.

공공공사의 품질확보 및 적기시공을 위한 관급자재 조달체계도 개선한다. 현재는 자재 조달방식이 시공사→발주처→조달청→자재업체 등의 절차를 거쳐야 하지만 앞으로는 국가시책사업의 경우 발주처인 공공기관이 조달청 위탁 없이 직접 구매할 수 있도록 구매단계를 축소할 예정이다.

공사비 급등기에 공사비 상승분이 적절히 반영되지 못해 공공 대형공사가 유찰 및 지연되는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공공 공사비 현실화 제도개선 방안도 연내 확정한다. 이를 위한 주요 과제로 △일반관리비 요율 조정 △총사업비 물가지수 적용방식 합리화 △낙찰율 적정성 평가 △턴키공사 수의계약시 물가보정 시점 조정 등을 논의하고 '공사비 보정기준'을 보완해 연내 발표한다.

박 장관은 "공사비 안정화를 위해서는 관련 업계 간 상생이 전제되어야 하는 만큼 국토부는 앞으로도 관계부처와 협의해 각 업계의 어려움을 해소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며 "공사비를 상승시키는 불합리한 관행과 규제를 혁파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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