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전반에 불확실성이 높아졌다. 삼성전자 주가는 연중 최저 수준으로 추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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엇갈리는 메모리 시장 전망...AI투자 둔화 가능성 촉각━
우선 내년 메모리 반도체 시장이 약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은 앞으로 AI투자가 둔화할 것이란 가정에 근거한다. IM증권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경기 둔화, 실적 악화, 부품 재고 증가 등에 따라 빅테크 업체들의 경쟁적인 AI투자가 내년에 둔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송명섭 IM증권 연구원은 "경기 둔화, 실적 악화, 부품 재고 증가 등에 따라 경쟁적인 AI 투자가 둔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일단 현재까지 상황은 '양호'하다. 지난 26일 집계된 미국과 중국 빅테크 업체 13곳의 2024 회계연도 Capex(설비투자) 전망치는 2314억 달러로, 약 한달 전 집계(2308억 달러) 대비 소폭 높아졌다. 이는 빅테크 업체들이 AI 관련 투자 및 AI 서버 생산에 여전히 강한 의욕을 보이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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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BM 수요 실상은...내년 공급과잉 전환 가능성"━
송 연구원은 "현재까지는 고객들의 AI 가속기 반도체 재고 축적 수요와 실수요를 넘어서는 AI 서버 생산 계획에 따라 가속기 반도체 수급 안정이 지속되고 있는 것 같다"며 "특히 중국 빅테크 업체들은 미국 정부의 제재에 따라 가속기 반도체와 HBM을 구매하지 못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적극적으로 재고 축적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 시장조사업체들이 제시하고 있는 HBM 수요 전망치에는 고객 실수요 뿐 아니라 재고 축적 수요가 모두 포함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앞으로 삼성전자, 마이크론의 HBM3E 공급이 본격화하면 내년 HBM 수급은 공급 과잉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SK하이닉스, 삼성전자, 마이크론 3곳의 내년 HBM 생산량은 올해 대비 2배 이상 늘어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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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버블 한계점 도달...착각 믿지 말라"━
보고서를 작성한 데이비드 칸 파트너는 "AI 인프라 구축에 따른 수익 기대치와 실제 AI 생태계의 수익 성장 차이에 큰 격차가 있다"며 "AI가 엄청난 경제적 가치를 창출할 것이지만, AGI(범용인공지능)가 곧 도래할 것이며 유일하게 가치 있는 자원인 GPU(그래픽처리장치)를 비축해야 한다는 착각은 믿어선 안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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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도 정답 몰라"━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 27일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자격으로 참석한 '한국은행-대한상공회의소 세미나'에서 "미래 AI전략에서 가장 큰 숙제는 AI 인프라를 누가 얼마나 투자하는게 좋을 지 모른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 입장에서 AI 투자를 안 하면 경쟁에서 뒤쳐질 수 있고, 투자를 단행할 경우 이에 대한 '리턴'(투자수익)이 불안정하다고 털어놨다.
최 회장은 "지금도 빅테크들이 엄청난 돈과 자원을 AI에 투자하고 있지만 리턴이 그만큼 크지는 않다"며 "그러다보니 얼마나 빠른 속도로 이 전쟁을 치러야 AI에서 승리할 수 있고, 승리 후 무엇을 얻을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불확실성이 상당히 크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투자를 안 할 경우 잘못하면 전체산업의 경쟁력을 잃을 수 있으니 어느 정도까지는 해야 하는데, 그 '어느 정도'에 대한 해법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반도체 업계가 가장 우려하는 것은 상승세를 탄 메모리 업황이 상승 사이클을 1년 만에 마감하고 다시 하락세로 돌아설 가능성이다. 구체적으로, 2025년 HBM 시장이 공급 과잉 상태에 들어가고, 이에 HBM 생산에 할당된 캐파가 일반 D램으로 전환되면서 메모리 전체 수급 환경이 악화될 수 있다는 논리다. 경기 둔화가 지속되는 가운데, 고객들의 재고 축적이 끝나고 AI 투자 둔화까지 겹칠 경우, 이같은 상황이 나타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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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만찮은 '낙관론'..."메모리 호황은 내년에도 지속"━
그러나 '낙관론'도 만만치 않다. AI에 의한 성장이 현재 전망을 크게 압도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최근 삼성증권은 보고서에서 "메모리 사이클 호황은 내년에도 이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황민성 삼성증권 연구원은 "최근 4분기 실적을 발표한 마이크론이 2025년 HBM 시장 규모로 250억 달러 이상을 제시했는데, 우리는 내년 HBM 시장 규모가 마이크론의 하한선을 크게 상회하는 400억 달러 초반 수준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황 연구원은 "하반기 판매가 다소 부진할 수 있지만, 이번 사이클의 특수성은 판매 부진 속에서도 공급업체들의 재고가 크게 늘어나지 않는다는 점"이라며 "특히 D램 재고의 상당수는 DDR4로, 최신 제품인 DDR5의 재고는 타이트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 고객들은 AI로 인해 변화할 환경에 대비해 DDR5, LPDDR5 등 가격이 높은 하이엔드 중심으로 구매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며 "과거의 관성이 이번 사이클에도 그대로 재현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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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포스 "공급과잉 예측 어려워...발생 시 HBM3 등 구세대 제품 영향"━
애브릴 우 트렌드포스 리서치 부사장은 "2025년 HBM 과잉 공급에 대한 우려가 시장에서 커지고 있는데, 우리는 내년에 제조업체들이 계획대로 HBM3E 생산을 할 수 있을지 불확실하다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 트렌드포스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은 올 상반기와 3분기에 각각 HBM3E 12단 샘플을 제출하고 현재 검증 과정을 거치고 있는데,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은 올해 말까지 검증을 마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우 부사장은 "2025년 전체 HBM 비트 수요의 80% 이상이 HBM3E가 될 것으로 보이고, 이 중 절반 이상은 12단 모델에서 발생할 것"이라며 "12단 제품은 내년 하반기 주요 AI 업체들이 주문하는 주력 제품이 될 것으로 보이며, 공급 과잉이 발생한다면 HBM2E나 HBM3 같은 구세대 제품에 영항을 줄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한편, 이날 코스피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전날보다 2700원(4.21%) 내린 6만1500원에 거래를 마감하며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모간스탠리, 제이피모간 등 외국계 창구에서 '팔자' 주문이 들어왔다. SK하이닉스도 전날보다 9200원(5.01%) 내린 17만4600원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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