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사 명령 복종' 여부로 평가..인사비리 얼룩진 소방 인사제도 손질

머니투데이 이창명 기자 | 2024.10.01 08:45
(수원=뉴스1) 김영운 기자 = 28일 오전 경기 수원시 권선구 서수원칠보체육관에서 열린 '2024년 소방공무원 체력검정'에서 소방 공무원들이 체력검정을 하고 있다. 2024.5.28/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수원=뉴스1) 김영운 기자

최근 인사청탁을 대가로 금품을 주고 받은 혐의로 신열우 전 소방청장이 항소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 되면서 소방당국이 인사와 승진제도 손질을 서두르고 있다.

1일 소방당국에 따르면 소방청은 이달부터 새로운 인사제도에 대한 전국 소방공무원들의 의견을 수렴한다. 그동안 소방공무원들 사이에서도 불만이 컸던 근무성적평정제도가 대폭 개정될 지 주목된다. 소방공무원 근무성적평정은 그간 조직 안에서도 상급자의 주관적 요소가 지나치게 개입돼 비리로 번질 여지가 크다는 지적을 수차례 받아왔다. 소방당국도 이에 대한 문제점을 인지하고 있었지만 과감하게 개선하진 못했다.

하지만 지난해 4월 신 전 청장이 최병일 전 소방청 차장으로부터 소방정감 승진을 대가로 현금과 명품지갑 등 590만원 상당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지면서 인사제도를 손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더 커졌다. 신 전 청장의 후임인 이흥교 전 청장도 국립소방병원 입찰 비리에 연루되면서 남화영 전 청장을 중심으로 인사제도 개선이 추진됐다.

소방청은 이달 전국 소방공무원들의 의견수렴을 거친 이후 내년 6월 소방공무원 승진임용 규정을 개정해 2026년 1월부터 개정된 근무성적평정제도를 시행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대해 소방당국 고위 관계자는 "인사비리와 관련해선 그동안 근무성적평정 제도가 불투명하다는 비판이 제기되면서 최대한 투명하게 공개하자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기 시작했다"면서 "현행 제도를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방안이 추진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현행 근무성적평정 기준표 10가지 요소 중 배점 3점에 해당하는 항목을 보면 △'담당직무를 어느 정도로 많이 처리하고 있는가?'(직무의 양) △'부하직원과 인화단결하고 민주적인 방법으로 통솔하고 있는가?'(관리능력 및 지휘력) △'담당직무를 성실하게 수행하고 상사의 명령에 복종하며 규율하고 있는가?'(성실성 및 규율준수) 등 주관적 기준으로 근무성적평정표가 구성돼 있다.

이에 소방당국은 출동횟수 등 객관적인 지표를 주요 평가근거로 삼아 상급자의 주관적 평가에만 기댄 현재 제도를 보완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근무평정점수와 소방공무원 승진 후보자 순위 등에 대해서도 투명하게 공개할 방침이다.

근무성적평정제도 뿐만 아니라 승진 관련 심사에 외부 전문가를 확대할 필요가 있단 의견도 있다. 현재 내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소방공무원 역량평가위원회에서 실시하는 승진대상자 심사에 참여하는 외부위원 비율이 적단 평가가 나온다. 규정상 위원회는 위원장을 포함 3~7인, 외부위원은 30% 이상으로만 구성하면 된다.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소방조직 내부에선 명확한 근거가 없이 승진이나 인사가 이뤄지고 있다는 불만이 매우 크다"면서 "승진 지표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방안 뿐만 아니라 위원회 구성에서 외부전문가의 비율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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