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소비 동시에 반등했지만"…정부의 '고민'인 내수 향방은?

머니투데이 세종=정현수 기자 | 2024.09.30 11:44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24일 서울 시내 한 아파트 건설 현장의 모습. 2024.09.24. /사진=황준선
재화소비를 보여주는 소매판매가 한달 만에 반등했다. 증가폭은 18개월 만에 최대다.

설비투자는 감소세로 돌아섰지만, 일시적인 요인을 감안하면 썩 나쁘지 않은 흐름이다. 하지만 건설업은 여전히 부진을 면치 못했다. 정부는 다소 엇갈린 내수 지표를 반영해 조만간 내수 회복을 위한 정책 대안을 제시한다.

통계청이 30일 발표한 '2024년 8월 산업활동동향'에서 두드러지는 지표는 생산과 소비다. 전산업생산은 4개월 만에 반등하며 전월보다 1.2% 증가했고, 소매판매도 한달 만에 반등하며 1.7% 늘었다. 생산과 소매판매가 동시에 증가한 것은 7개월 만이다.

설비투자는 3개월 만에 감소세로 돌아서며 전월대비 5.4% 줄었다. 지난 7월 설비투자 증가율이 10.2%에 이른 점을 감안할 때 기저효과를 무시할 수 없다. 지난 7월에는 항공기 수입으로 설비투자가 대거 늘었다.

건설업체의 시공실적을 보여주는 건설기성(불면)은 전월대비 1.2% 감소했다. 전기기계를 중심으로 토목(2.4%) 공사실적이 늘었지만 건축(-2.4%) 공사실적은 감소했다.

공미숙 통계청 경제통향통계심의관은 "소매판매는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와 자동차 등 내구재 중심으로 판매가 늘어 전월대비 증가했다"며 "설비투자는 운송장비와 기계류 투자가 줄어 감소했고, 건설은 비주거용 건축에서 공사 실적이 줄어서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지난달 산업활동 지표를 두고 "주요 생산부문이 개선되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내수에 대해선 확신을 가지지 못하고 있다. 내수 지표인 소매판매가 18개월 만에 최대 증가폭을 보였지만, 건설업의 부진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내수 회복 지연은 정부의 가장 큰 고민거리다. 수출은 지난달까지 11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는 등 호조세를 보인다. 고공행진을 이어가던 물가도 지난달에는 목표 수준인 2%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내수는 상대적으로 회복에 속도가 나지 않고 있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25일 관훈토론회에서 "내수를 회복하는게 단기적으로 우선이라고 생각한다"며 "윤석열 대통령도 수출이 좋은데 내수가 따라가지 못해 걱정을 계속하고 있다"고 전했다.

기재부는 지난달 소매판매의 호조세가 이어질지 상황을 좀 더 지켜본다는 입장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카드 매출액을 9월까지 최종적으로 집계해야 하기 때문에 아직 확실하게 이야기할 수 없다"며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내수 지표인 투자와 건설 분야를 지원하기 위해선 벤처투자·민자사업 활성화 방안과 공사비 안정을 위한 방안을 조만간 발표한다.

기재부 관계자는 "임시투자세액공제, 신축매입임대 11만호 공급 및 공공기관 투자 보강, 25조원 규모 소상공인 지원 등 민생안정 주요 정책과제를 속도감 있게 추진할 것"이라며 "투자·건설·소비 등 부문별 맞춤형 정책 처방을 통해 내수 회복 가속화를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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