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양사가 밝힌 파트너십의 주요내용에 따르면, KT는 MS의 경량거대언어모델(sLLM) '파이(Phi)', 오픈AI의 멀티모달(다매체지원) 거대언어모델(LLM) 'GPT-4o' 등을 활용해 한국 문화·산업에 최적화한 AI 모델을 공동으로 개발한다. 이렇게 개발한 맞춤형 AI 모델은 KT의 고객서비스 챗봇 등 B2B(기업간거래) 고객을 위한 산업별 특화 솔루션 구축에 활용한다.
이번 파트너십에서는 KT의 AI 전략 다변화 의지가 드러난다. KT는 지난해 10월 자체 개발한 LLM '믿음(Mi:dm)'을 공개했다. 일반대중을 상대로 한 범용 서비스보다는 글로벌·제조·금융·공공·교육 등 다분야 기업 대상의 '맞춤형 인공지능'으로 B2B 시장 공략을 예고한 바 있다. 다만 출시 1년을 앞둔 현재 당초 기대했던 만큼의 성과에는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다.
KT는 이번 파트너십을 계기로 글로벌 빅테크의 AI 모델을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다만 MS와의 AI 협력이 믿음의 폐기 수순은 아니라는 게 KT의 설명이다. 세계적으로 AI 기술경쟁의 패권이 한쪽으로 기울지 않은 데다 국가별 환경에 최적화된 AI의 필요성도 제기되는 만큼, MS와 협업한 AI 모델과 믿음 등 다양한 AI 포트폴리오를 갖추겠다는 게 KT의 속내다.
국내 클라우드 시장에서 AWS(아마존웹서비스)에 크게 밀리는 MS에는 KT와의 협업이 매력적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부가통신사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클라우드서비스제공자(CSP) 이용 비중은 AWS가 60.2%, MS 애저(Azure)가 24%로 2배 이상 격차를 보였다.
이에 양사는 내년 국내 금융·공공 부문의 망 분리 완화 정책을 겨냥할 것으로 보인다. KT는 "규제와 보안에 민감한 공공·금융 부문을 비롯한 국내의 B2B 고객을 위한 클라우드 서비스도 MS와 공동 개발한다"며 "양사가 개발하는 클라우드 서비스는 철저한 보안성을 담보해 국내 개인정보보호와 규제 요건을 준수하면서도 최신 AI 및 클라우드 서비스를 빠르고 폭넓게 활용할 수 있는 범용성을 지닐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AICT 컴퍼니'를 비전으로 제시한 김영섭 KT 대표가 취임 1년여 만에 미래 먹거리 사업으로 AI·클라우드를 점찍고,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다는 관전평도 나온다. 경영진의 장기 공백으로 혼란을 겪었던 KT의 수장으로 취임한 후 그간 조직 정상화에 힘을 쏟아왔다면, 올해 들어 AI 조직을 확대 개편하고 관련 전문 인력 채용을 늘린 데 이어 MS와의 파트너십으로 본격적인 사업화에 돌입했다는 분석이다.
김 대표는 지난 27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주 레드먼드 MS 본사에서 열린 파트너십 체결식에서 "강력한 빅테크와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국내외 시장에서 압도적인 경쟁력을 갖춘 AICT 컴퍼니로 빠르게 성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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