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문으로 들어온 이물질에 구멍이?…무서운 '장 천공'[한 장으로 보는 건강]

머니투데이 정심교 기자 | 2024.09.28 11:00
2021년 수면 대장내시경 중 환자 장기에 천공(구멍)을 낸 70대 의사가 지난 2일 법원에서 유죄 판결(금고 6개월, 집행유예 2년)을 받은 사건이 보도되면서 대장내시경 검사과 장 천공에 대해 걱정하는 사람이 적잖습니다. 하지만 장 천공이 대장내시경 검사로 생길 확률은 0.8% 이하로 매우 낮습니다. 오히려 대장폐색, 대장암, 맹장염, 게실염, 위암, 위궤양, 허혈성 장폐색, 염증성 장질환 등의 기저질환이 악화하면서 장 천공이 일어나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항문을 통해 삽입된 이물질이 대장 중 직장·결장의 천공을 일으키는 사례도 있습니다.

장 천공은 전 세계적으로 발생하는 가장 흔한 외과적 응급 상황입니다. 심한 복통과 압통을 유발하고, 배가 부풀거나 통증 때문에 경직될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위·소장 천공일 때 복통이 '갑작스럽게', 대장 천공일 때 복통이 '점진적으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발열·오한·오심·구토 등의 증상이 함께 나타날 수 있으며, 복막염·패혈증으로 진행할 경우 빈맥, 호흡곤란, 의식 저하 등의 증상이 동반되기도 합니다. 이런 증상이 나타났을 때 병원을 빨리 찾아가야 하는 이유입니다.

장 천공으로 인해 위·소장·대장의 내용물과 장내 세균이 구멍을 통해 복강으로 스며들어 침투하면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복막염 상태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복막염은 복부를 감싸는 얇은 조직층인 복막에 생기는 염증을 말합니다. 바로 치료하지 않으면 패혈증을 유발할 수 있고, 이는 다발성 장기 부전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장 천공이 발견되면 대부분 응급수술을 시행해야 합니다. 탐색적 개복술을 통해 장 천공 위치를 확인하고, 구멍 난 데를 봉합해 복구하는 방식으로 진행합니다. 복강 내로 흘러나온 위·소장·대장의 이물질을 제거하고 씻어주는데, 이는 복막염을 치료하고 패혈증을 예방하기 위해서입니다. 염증으로 인한 장 손상 정도에 따라 장 일부를 제거하고 남은 장을 연결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염증이 심해 남은 장의 연결이 여의찮을 때는 회장루나 결장루를 만들어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드물지만, 수술적 치료 없이 장 천공이 저절로 치유되는 경우도 있으며, 이럴 때는 적절한 경피적 배액, 항생제 사용이 도움 될 수 있습니다.
글=정심교 기자 simkyo@mt.co.kr, 도움말=서울대병원 의학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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