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만 왜 이래…"하수 내 코로나 바이러스 득실" 전국 평균의 9배

머니투데이 박정렬 기자 | 2024.09.27 15:41
전국 및 강원도 코로나19 하수감시 결과/그래픽=윤선정

코로나19(COVID-19) 여름 유행이 잠잠해졌지만 유독 강원도 하수(下水) 속 코로나19 바이러스 농도만 급증하고 있어 의문이 제기된다. 최근 1년 새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할 만큼 치솟고 있다. 생활 하수에 코로나 바이러스 농도가 짙어지면 이와 비례해 확진자도 증가한다고 볼 수 있다. 일반인은 물론 의사조차 모르는 '깜깜이 확산'이 진행되는 것 아닌지 우려되지만, 방역 당국의 원인 파악 등 후속 조치는 전무한 실정이다.

27일 질병청의 '하수 기반 감염병 감시 주간 분석 보고'에 따르면 생활 하수 속 코로나19 바이러스 농도는 지난 33주차(8월 11~17일)에 6만 copies/㎖로 정점을 찍었다가 지속해서 줄고 있다. 가장 최근인 37주차(9월 8일~14일)에는 3분의 1 정도인 약 2만 copies/㎖까지 떨어졌다.

하수 감시는 전국 17개 시도별 보건환경연구원이 총 84개 하수 처리장에서 물을 채취해 바이러스 농도를 분석하는 방식이다. 감염병 증상이 나타나기 전 사생활 침해 없이 시기별, 지역별로 확산 정도를 모니터링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2023년 초 세계보건기구(WHO)도 하수 감시를 권고하면서 우리나라에 지난해 4월 도입됐다.

그러나 전국적인 '감소 패턴'을 따라가지 않는 곳이 두 곳 있다. 세종과 강원으로 모두 33주차보다 37주차에 하수 속 코로나19 바이러스 농도가 더 높다. 특히, 강원은 37주차 코로나19 바이러스 농도가 18만 copies/㎖를 기록해 32주차(약 4만 copies/㎖)보다 4배 이상 높았다. 최근 1년 새 가장 높은 수치다. 37주차의 전국 평균치(약 2만 copies/㎖)보다는 9배가량 높다.


강원은 34주차부터 바이러스 농도가 껑충 뛰어 3주 연속 10만 copies/㎖를 넘기며 기존과 다른 '이례적인' 증가 패턴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하수 바이러스 감시 결과는 집계만 될 뿐 원인 파악도, 의료 현장에 전파도 되지 않았다. 왜 강원도만 코로나 바이러스 검출 농도가 높은 것인지, '깜깜이 확산'이 진행되는 것은 아닌지 방역 당국 차원에 조사가 전혀 이뤄지지 않는다. 도입 후 1년 반이 넘은 지금까지 "전국 데이터와 달리 각 지역 데이터는 통계적 유의성이 확인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증감만을 '감시'할 뿐 '대책'은 없다는 의미다.

국토 면적이 작고 교통이 발달한 우리나라는 한 지역에서 유행한 감염병이 다른 지역으로 빠르게 퍼질 수 있다. 강원도에서 시작한 코로나19가 전국에 확산할 위험을 배제할 수 없다는 뜻이다. 하수 내 코로나19 바이러스 농도와 확진자 발생 사이 높은 상관성 확인된 만큼 지역별 '감염병 안전망' 구축에 보다 힘을 실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코로나19 확진자 집계는 전수 감시에서 표본 감시로 전환되며 지역구분이 사라졌다. 질병청 관계자는 "실험 방법의 정도 관리와 데이터 축적을 통해 감염병 감시체계의 정확도를 높여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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