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고한 윤곽의 세잔과 부드러운 터치의 르누아르의 동행 [PADO]

머니투데이 김동규 PADO 편집장 | 2024.09.29 06:00

편집자주 | 20세기 초 폴 세잔과 오귀스트 르누아르는 모더니티의 선구자로 여겨졌지만, 현재는 세잔은 혁신적, 르누아르는 반동적이라는 상반된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세잔과 르누아르의 작품을 비교하는 전시 《세잔-르누아르》는 두 화가의 다양한 작품을 통해 그들의 예술적 발전과 상호 영향을 보여주며, 특히 인상주의에서 후기 작품으로의 변화, 누드화와 풍경화에서의 접근 방식 차이, 그리고 피카소 등 후대 작가들에게 미친 영향을 조명합니다. 이를 다룬 파이낸셜타임스의 2024년 7월 5일자 기사를 소개합니다. 전시는 스위스를 시작으로 서울을 비롯한 아시아 순회도 예정되어 있습니다. 기사 전문은 PADO 웹사이트(pado.kr)에서 읽을 수 있습니다.

Auguste Renoir, <복숭아들(Peaches)> (1881) (C) Herve Lewandowski

"세잔이 옳다면, 나 또한 옳다." 마티스는 자신의 예술적 방향에 대해 신념이 흔들릴 때 이렇게 마음을 다잡곤 했다. 르누아르를 돌아보기도 했다. "르누아르는 지금껏 누구보다 누드화를 아름답게 그렸다. 우리는 르누아르 덕분에 생명력이 결핍된 메마른 추상으로부터 구원받았다."

마티스가 혼란의 시간에 보인 반응은 세잔과 르누아르가 20세기 초 미술에서 차지하는 위상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1904년 파리의 살롱도톤 전시 역시 세잔과 르누아르를 동등하게 모더니티를 이끄는 선구자로 선언했다.

하지만 오늘날 두 작가를 보는 시각은 상반된다. 세잔은 혁신적이고 르누아르는 반동적이라는 평가다. 르누아르는 대중의 선호에서 멀어졌고, 그의 대규모 회고전은 1985년 그랑팔레와 런던 헤이워드 갤러리 전시 이후 열리지 않았다. 그런 의미에서 7월 12일부터 스위스 마르티니의 피에르 지아나다 재단에서 《세잔-르누아르》가 개최되는 것이 무척 반갑다. 이번 전시는 오랑주리 미술관 순회전의 일환이며, 아시아로 이어질 예정이다.

전시는 폴 기욤 화상(?商) 부부가 수집한 오랑주리 미술관의 주요 소장품들과 함께 오르세 미술관에서 대여한 주요 작품들로 구성되며, 모든 시기와 장르를 아우르는 다양한 회화작품들을 선보인다.

초록 잎이 우거진 강둑과 흔들리는 반사광을 담은 르누아르의 초기 인상주의 실험 작 <센강의 바지선>, 율동적인 몸짓 표현과 조화로운 색채 연출에서 거장의 경지를 보여주는 <피아노 치는 소녀들>(1892), 사과의 대담한 금색과 양식화된 형태가 눈길을 사로잡는 세잔의 <사과와 비스킷이 있는 정물화>(1880)가 있다.


풍경화 <샤토 누아르의 정원>과 <붉은 바위>는 바위 절벽의 강하고 압축된 힘을 전하며, 자연이 장엄하고 영원하다고 선언한다. 작품들은 대조되면서도 수렴되고, 차이 속에서도 유사성을 드러내며 극적인 이야기를 구축한다. 개별 작품의 궤적이 전시의 맥락 속에서 흥미진진하게 읽힌다.

(계속)



PADO 웹사이트(https://www.pado.kr)에서 해당 기사의 전문을 읽을 수 있습니다. 국제시사·문예 매거진 PADO는 통찰과 깊이가 담긴 롱리드(long read) 스토리와 문예 작품으로 우리 사회의 창조적 기풍을 자극하고, 급변하는 세상의 조망을 돕는 작은 선물이 되고자 합니다.



베스트 클릭

  1. 1 "임신한 딸이 계단 청소를?"…머리채 잡은 장모 고소한 사위
  2. 2 [단독]유승준 '또' 한국행 거부 당했다…"대법서 두차례나 승소했는데"
  3. 3 "대한민국이 날 버렸어" 홍명보의 말…안정환 과거 '일침' 재조명
  4. 4 "봉하마을 뒷산 절벽서 뛰어내려"…중학교 시험지 예문 논란
  5. 5 '청춘의 꿈' 부른 김용만, 자택서 별세…"한달전 아내도 떠나보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