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1위 내줄 수 없다" 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사장의 의지

머니투데이 오진영 기자 | 2024.09.28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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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 이지혜 디자인기자



"OLED는 한국이 세계 최초이자 최강, 최고인 산업이다. 프리미엄 시장의 95%를 우리가 점유하고 있다."(9월 26일 디스플레이의 날)

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사장)의 OLED(유기발광다이오드)에 대한 애정은 남다르다. 공식석상은 물론 회사 내, 신입사원에게 보내는 축하 메시지에서도 기술과 경쟁에 대한 자신감을 보인다. 차세대 시장을 판가름할 8.6세대 IT(정보기술) OLED 생산라인 증설을 서두르고 있는 삼성디스플레이를 축으로 세계 1위를 탈환하겠다는 야심도 품었다.

최 사장의 말에는 중국의 거센 도전에 맞서 OLED를 강화하겠다는 한국 디스플레이업계의 의지가 묻어난다. OLED 패널 사업을 가장 먼저 시작한 곳은 국내 기업이만, 중국은 최근 주력 사업인 LCD 패널의 수익성이 악화되자 OLED를 대체재로 지목하고 출하량을 늘리고 있다. 올해 1분기 한국의 글로벌 OLED 디스플레이 시장점유율(출하량 기준)은 49%로, 처음으로 중국(49.7%)에 역전당했다.

최 사장이 지난달 "(중국 기업의) 출하량이 많다고 좋은 게 아니며, OLED는 차별화할 수 있어 프리미엄 제품으로 앞서나가겠다"는 주문도 기술력을 토대로 중국이 할 수 없는 것을 해야 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업계에 따르면 우리 기업과 중국과의 OLED 기술 격차는 2~3년 정도다. BOE는 디스플레이 시장 최대 고객사인 애플의 아이폰에 빛샘 문제로 납품을 취소당하기도 했다.

업계의 우려는 중국이 우리 기업과의 격차를 좁히기 위해 투자를 늘린다는 점이다. BOE와 비전옥스는 막대한 보조금을 무기로 LG디스플레이보다 한 발 앞서 8.6세대 OLED 생산라인 투자를 결정했고, 플렉시블(휘어지는)·폴더블(접히는) 패널 등 차세대 OLED 개발도 서두르고 있다. 중국 정부가 BOE에 지금까지 지급한 보조금은 4조 3000억원으로, 연간 순이익(4652억원)의 9배에 달한다.


최 사장은 한국디스플레이협회장으로 취임한 직후에도 "한국과 중국이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게임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의 물량공세로 결국 1위를 내준 LCD처럼, 돈을 쏟아붓고 있는 중국 OLED에 1위를 뺏길 수 있다는 뜻이다. 우리 정부도 무기발광 디스플레이 분야에 8년간 총 4840억원을 투입하는 등 지원을 늘리고 있으나, 여전히 중국 수준에는 못 미친다.

업계는 미국이 중국 주요 업체에 대한 제재를 고민하는 지금이 중국과의 '초격차'를 벌릴 마지막 기회라고 입을 모은다. 미국 하원은 BOE와 티엔마 등이 핵심 안보 기술인 디스플레이 부문에 위협이 된다며 국방부의 블랙리스트에 추가할 것을 요청했다. 이들 업체의 설비 투자가 OLED에 집중돼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국내 업계에는 긍정적인 대목이다.

최 사장이 이끄는 삼성디스플레이는 OLED 격차 벌리기에 나섰다. 아산에 짓고 있는 공장 외에도 최근 베트남에 2조 4000억원을 투입해 8.6세대 OLED 공장을 또 짓기로 했으며, 일본 태블릿 기업에 OLED 패널을 처음으로 공급하는 등 수주도 늘려가고 있다. 애플 아이폰에 투입되는 OLED 패널도 삼성디스플레이가 50% 이상을 공급한다.

업계 관계자는 "최주선 사장이 꾸준히 '중국을 따돌리겠다'고 언급하는 것은 그만큼 중국이 OLED 시장에서도 위협적인 존재가 됐다는 의미"라며 "중국 업체는 저가형 패널과 자국 내수에 물량이 집중돼 있기 때문에, 프리미엄 제품을 중심으로 대형 고객사 확보에 나서야 주도권을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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