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듯 허리가 아파 병원을 방문했다가 혈액암으로 진단받아 충격에 빠지는 경우가 있다. 보통 혈액암이라면 백혈병을 연상하지만, 발생 빈도를 보면 다발골수종(Multiple myeloma)이 두 번째로 많고 계속 느는 추세다. 이대목동병원 혈액종양내과 박영훈 교수는 "다발골수종은 항체 생산에 관여하는 백혈구 일종인 형질세포에서 발생하는 혈액암으로 국내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늘어나는 암 중 하나"라며 "환자 대부분이 60대 이상으로 고령에 발생하는 대표적 혈액암이라고 볼 수 있다"고 전했다.
중앙암등록본부에 따르면 2021년 우리나라에서 새로 발생한 암 가운데 다발골수종은 1915건으로 전체 암 발생의 0.7%를 차지했다. 다발골수종의 대표 증상이 '뼈가 약해지고 파괴되는 것'이다. 실제로 다발골수종을 처음 진단받은 환자의 약 70%는 허리통증, 고관절 부위의 뼈 통증을 호소한다.
다발골수종은 정상적 항체 대신 'M-단백'이라는 비정상적 단백질을 만들어, 정상 면역체계를 파괴하고 여러 증상을 유발할 수 있다. 고칼슘혈증으로 인해 갈증, 구역, 의식장애와 빈혈로 인한 숨참, 어지러움, 전신쇠약을 일으킬 수 있다. 뼈가 약해져 골절, 허리·갈비뼈 등의 통증이 생기거나, 콩팥 기능이 떨어져 몸이 붓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다발골수종은 질환 자체도 문제지만 고혈압, 당뇨병, 콩팥질환, 골다공증, 퇴행성관절염 같은 만성질환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아 치료 타이밍을 놓칠 수 있다.
박 교수는 "환자 대부분이 중년 이후에 발병하다 보니 만성질환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다발골수종의 징후가 나타나더라도 기존의 만성질환 증상으로 판단해 늦게 진단되는 사례가 적잖다"며 "이유가 명확하지 않은 뼈 통증, 빈혈, 콩팥 기능 이상이 생긴 고령자라면 다발골수종 검사를 받아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어 "다발골수종은 고령화를 기점으로 증가하는 혈액암으로 빠른 진단을 통해 치료성적을 높이고 삶의 질을 향상하는 방향으로 치료해야 한다"며 "주치의와 치료계획을 상의하면서 합리적인 치료법을 결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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