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거주자의 엔화예금 잔액이 두 달연속 감소했다. 엔화 강세에 따른 '엔테크족'의 차익실현이 이어지면서다. 지난 5월 사상 처음으로 100억달러를 돌파했던 엔화예금 잔액은 3개월 만에 100억달러 밑으로 내려왔다.
한국은행이 26일 발표한 '8월중 거주자외화예금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외국환은행의 거주자 엔화 예금 잔액은 98억1000만달러로 전월 대비 2억9000만달러 줄었다.
거주자 외화예금은 △내국인 △국내기업 △국내에 6개월 이상 거주한 외국인 △국내에 진출해 있는 외국기업 등의 국내 외화예금을 더한 값이다.
지난 5월 처음으로 100억달러를 넘어선 엔화예금 잔액은 3개월만에 다시 100억달러 밑으로 내려갔다. 한은은 엔화 강세로 현물환 매도가 늘면서 잔액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1년 넘게 이어진 역대급 '슈퍼엔저' 시기에 엔화 강세를 노리고 엔화를 사들였던 투자자들이 매도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원/엔(100엔) 환율은 지난 7월말 기준 905.44원에서 8월말 921.75원으로 올랐다.
전체외화예금 잔액은 1004억1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전월말 대비 59억7000만달러 늘었다.
통화별로 살펴보면 미국 달러화예금이 전월말 대비 55억3000만달러 늘었다. 세 달 연속 증가세다. △주요기업의 수출대금 예치 △원/달러 환율 하락에 따른 예비용 수요 증가 △증권사 투자자예탁금 확대 등의 영향으로 증가했다.
유로화예금은 일부 기업이 경상대금 지급을 위해 외화를 일시 예치하면서 7억달러 증가했다.
한편 국내 외화예금 잔액을 주체별로 보면 기업예금(852억5000만달러)과 개인예금(151억6000만달러)가 각각 59억2000만달러, 5000만달러씩 증가했다. 은행별로는 국내은행이 53억3000만달러, 외은지점이 6억4000만달러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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