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 팔고도 못 받은 돈 6.4조…"내놓은 땅도 안 사" LH '시름'

머니투데이 조성준 기자 | 2024.09.27 05:30
LH 토지 매매대금 연체 현황/그래픽=김지영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올해 들어 받지 못한 토지 매매대금이 지난 7월 기준 지난해 전체 연체액에 육박했다. 건설 경기가 악화한 상황에서 LH는 보유 토지도 오랜 기간 팔지 못하고 있다.

26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이연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LH로부터 받은 토지매매대금 연체 현황 자료에 따르면 올해 7월 말 기준 연체액은 6조4258억원, 3745필지다. 지난해 12월말 기준 연체액이 6조9281억원에 달했는데, 남은 기간 증가할 가능성이 큰 만큼 올해 총연체액은 지난해를 웃돌 전망이다.

토지 매매대금 연체는 LH가 토지개발을 위해 기존에 보유한 토지 혹은 보상 작업이 이뤄진 토지를 매각한 대금을 제대로 돌려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을 뜻한다. 땅을 팔고 돈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토지개발 사업을 위해 민간이 분양받아 그에 대한 매각 대금을 지급해야 하지만, 2022년 말부터 시작된 부동산·건설 경기 침체로 관련 연체가 급증하기 시작했다. 2022년 말 3조8550억원이었던 연체액은 지난해 말 6조9281억원까지 치솟고 올해가 아직 5개월이 남은 시점에 6조를 돌파한 것이다.

매매대금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문제가 있는가 하면, 제때 땅을 팔지 못하는 문제도 있다. LH가 이 의원실에 제출한 장기 미매각 토지 현황에 따르면 지난 7월 기준 3401필지, 15조9136억원에 달하는 토지가 매매되지 않은 채 방치되고 있다.


미매각 토지는 LH가 공급에 착수했음에도 유찰, 해약 등으로 매각이 완료되지 않은 토지를 일컫는다. 한 산업지구 내에서도 상대적으로 인기가 떨어지거나, 컨디션이 좋지 않은 토지일 경우 발생한다.

미매각 토지는 2018년부터 2022년까지 줄어들다가 2022년 말 경기 침체를 겪으며 필지와 공급금액이 증가, 지난해 2422필지, 11조2546억원으로 늘어났다.

LH는 부동산·건설 경기가 회복되기 전까진 매매대금 연체액과 미매각 토지가 줄어들긴 어렵다는 설명이다. 단독으로도 토지를 매수해 사업을 할 수 있었던 과거와 달리 높아진 금리에 은행 이자 부담보다 토지와 계약금을 포기하는 게 이득이라고 판단한 업체들이 늘어나며 미매각 토지가 늘어나는 실정이기 때문이다.

LH 관계자는 "현재 토지리턴제, 거치식 할부판매 등 토지 판매 대책 등 판촉방안을 시행하고 있다"며 "이와 함께 매입 확약 및 매수자 니즈를 반영한 신규 판매촉진 전략 수립을 통해 미매각토지 및 연체 해소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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