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자궁경부암 가이드에 로슈 검사 추가"…따라 웃는 韓기업, 왜?

머니투데이 홍효진 기자 | 2024.09.26 15:02
글로벌 자궁경부암 진단 시장 규모. /그래픽=이지혜 디자인기자

세계보건기구(WHO)가 자궁경부암 예방 가이드라인을 개정하면서 로슈와 장기 독점계약을 맺은 국내 바이오다인의 기술력이 재조명되고 있다. 바이오다인은 2019년 로슈와 특허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하며 국내 진단업계 최초로 글로벌 업체에 특허기술을 제공 중이다. WHO가 자궁경부암 검진율을 2030년까지 70%로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 중인 가운데, 바이오다인의 성장 모멘텀도 장기화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WHO는 지난 23일(현지시간) 자궁경부암 예방 가이드라인을 개정했다고 발표했다. 기존에는 인체유두종바이러스(HPV) 양성 판정 후 질확대경 검사를 받아야 했으나 개정된 가이드라인에는 질확대경 검사 전 HPV 양성 환자 관련 분류 검사로 로슈의 CINtec PLUS 검사 단계가 추가됐다. 이는 로슈의 자궁경부암 진단검사 포트폴리오 중 하나로, 이중염색 검사 중 HPV 양성 환자 분류 목적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유럽 CE 인증을 받은 유일한 검사 방식이다.

호재는 국내 기업으로도 이어질 전망이다. 바이오다인은 2019년 로슈와 액상세포 검사(LBC) 기술인 '블로윙'(Blowing) 기술 관련 독점 판매 계약을 맺고 현재 협업 중이다. 계약 기간은 2019년 2월7일부터 2039년 2월6일까지로, 이후 5년 단위로 자동 갱신되는 형태다. WHO 가이드라인 개정에 이중염색 검사가 포함되며 바이오다인의 LBC 기술이 적용되는 진단 파이프라인이 확장됐단 해석이 나온다.

LBC는 채취한 세포를 액체에 넣어 깨끗한 상태로 만든 뒤 슬라이드에 얇게 펴 발라 현미경으로 이상 여부를 확인하는 검사다. 바이오다인이 자체 개발한 블로윙은 바람을 이용해 필터 위의 검체를 슬라이드에 고르게 펴 바르는 기술이다. 세포 손상·변형 없이 정확한 샘플 확보가 가능해 기존 방식 대비 진단 정밀도와 효율성이 높다는 게 강점으로 꼽힌다. 로슈는 오는 4분기부터 바이오다인 기술이 적용된 장비 및 시약키트 등을 글로벌 시장에 출시할 계획이다.


자궁경부암은 여성 암 발병률 세계 2위의 위험 암종이지만, 조기에 잡아낼 경우 생존율은 70% 가까이 높아진다. 이에 WHO는 글로벌 캠페인을 통해 30%에 불과한 현재 검진율을 2030년까지 70%로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전 세계 자궁경부암 진단 시장은 지난해 88억7000만달러(약 12조원)에서 2033년 147억달러(약 20조원)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박선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HPV 분자진단에서 우위를 점한 로슈는 CINtec PLUS를 통해 세포진단 시장으로 확장을 도모하고 있다"며 "자궁경부암 시장에서 로슈의 입지가 확대되면서 바이오다인의 LBC 기술 활용도 증가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바이오다인 외에 LBC 기술을 보유한 글로벌 업체는 홀로직과 벡톤 디킨슨 두 곳이다. 사실상 홀로직이 독점 중이지만 바이오다인 블로윙 기술의 민감도는 73%, 홀로직은 50%로 훨씬 높게 나타나고 있다. 시장에선 로슈의 자궁경부암 진단 제품 출시 후 5년 차인 2029년 글로벌 점유율 40%를 웃돌 것이란 분석이 나오면서 협업사 바이오다인의 매출 증대도 기대되고 있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내년부터 제품 판매에 따른 로열티 유입 등으로 바이오다인의 매출은 200억원, 영업이익은 100억원 규모로 예상한다"며 "매출이 극대화되는 2029년 실적은 보수적으로 매출 2000억원, 영업이익 1500억원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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