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영풍, 공개매수가 13.6% 상향…고려아연, 입장 내고 대응 나선다

머니투데이 안정준 기자 | 2024.09.26 08:06
MBK·영풍이 고려아연 공개매수가격을 75만원으로 끌어올린다. 고려아연 경영권을 두고 '명분싸움'을 치열하게 전개한 MBK·영풍과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의 갈등이 이제 '쩐의 전쟁' 단계로 진입한다.

MBK·영풍측은 26일 '고려아연 주식회사 보통주 공개매수 공고(정정)'를 내고 공개매수가격을 기존 66만원에서 75만원으로 올린다고 밝혔다. 또 고려아연의 관계사 영풍정밀에 대한 공개매수가격도 기존 2만원에서 2만5000원으로 인상한다고 밝혔다. 영풍정밀은 고려아연의 지분 1.85%를 보유하고 있어 고려아연 경영권을 노리는 MBK·영풍은 영풍정밀에 대해서도 공개매수를 진행 중이다.

MBK·영풍의 고려아연 공개매수 최소 매수예정 수량은 발행주식총수의 약 7%이며, 최대 매수 수량은 발행주식총수의 약 14.6%다. 청약 주식 수가 최소 매수 예정수량 미만일 경우 응모한 주식 전량을 매수하지 않고 최대 매수예정수량을 초과하는 경우에는 최대 매수예정수량만큼만 안분비례해 매수할 예정이다.

MBK·영풍으로선 26일까지 어떤 식으로든 가격에 관한 결정을 내려야 했다. 26일 공개매수 가격 인상을 정해야 자본시장법에 의거해 기존 계획대로 다음 달 4일까지 공개매수를 종료할 수 있어서다. 26일을 넘겨 공개매수 가격을 인상하게 되면 다음 달 4일까지인 공개매수 종료 시점을 추가로 연장해야 했다. 시점 연장은 MBK·영풍이 쉽게 쓸수 없는 카드였다. 최 회장측이 공개매수에 대응할 시간도 함께 늘어나기 때문이다.

고려아연 주가 추이 상 MBK·영풍은 공개매수가격을 인상할 수 밖에 없었다. MBK·영풍의 공개매수 선언 후 고려아연 주가는 전날까지 약 27% 급등했다. 고려아연 주가는 기존 공개매수 가격이었던 66만원보다도 6.7% 높다. 주가가 공개매수 가격보다 높은 가운데 공개매수가 종료되는 다음 달 4일이 도래하면 MBK·영풍의 고려아연에 대한 공세는 실패로 그칠 가능성이 높아진 상태였다.


MBK·영풍측은 "공개매수 거래일 연장 없이 가격 조정이 가능한 마지막 날 기존 투자자들에게 이전 할증 가격에 추가로 13.6%라는 프리미엄을 더 제시했다"고 밝혔다. MBK·영풍측은 기타 주주 구성원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 기관투자자들이 이번 공개매수 청약에 참여할 것으로 내다본다. 지난 13일부터 25일까지 6거래일 동안 주가가 기존 공개매수가격 이상으로 형성됐지만, 기관투자자들은 매수에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는게 근거다.

최 회장측은 대항 공개매수 선언 등 경영권 방어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MBK·영풍측이 공개매수 가격을 상향함에 따라, 최 회장측이 대항공개매수에 나설 경우 동원해야 할 실탄의 규모도 커져야 한다. 최 회장측이 MBK·영풍에 경영권을 내주지 않기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고려아연 지분은 6.05%다. 전일 종가 기준 9000억원 수준인데, 공개매수 가격 인상에 따라 이젠 조 단위 규모로 불어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실탄의 풀을 늘리기 위해 지금도 국내외를 넘나들며 '우군확보' 작업을 진행중인 최윤범 회장측의 보폭도 더 커져야 한다. 고려아연은 앞서 기업어음 발행으로 2000억원을 조달한데 이어 다음 주 같은 방법으로 2000억원을 추가 조달할 예정이다. 운영자금 조달일 가능성이 높지만 경영권 방어를 염두에 둔 대응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고려아연측은 이날 MBK·영풍의 공개매수가격 인상에 대한 입장을 내놓고 대응에 나설 예정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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