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장에 미니 테이블도 설치"…헌옷 수거함에 거주한 영국 노숙자

머니투데이 김소연 기자 | 2024.09.25 16:44
헌옷 수거함에서 살던 노숙자가 적발돼 쫓겨났다./사진=영국 데일리메일

옷 수거함에서 잠을 청해온 노숙자/사진=영국 데일리메일 캡처

영국의 한 노숙자가 헌 옷 수거함에서 한 달 째 살다가 결국 동네 주민들에 발견돼 쫓겨났다.

25일 영국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나이젤'이라는 이름의 한 노숙자는 5주째 영국 웨스트 미들랜드 버밍엄 에딩턴 지역의 교회 근처 헌 옷 수거함에서 몰래 숙식하다가 발견됐다. 이 근처에는 학교도 있었다.

교회 측은 이 소식을 접한 다른 노숙자들이 몰려드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헌 옷 수거함을 다른 쪽으로 옮기고 있다. 헌 옷 수거함 자체도 사유재산이다.

런던 출신의 그는 매일 밤 헌 옷 수거함에서 잠을 청하고 낮에는 거리로 나가 구걸하는 삶을 이어온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우연히 헌 옷 수거함의 자물쇠가 열린 것을 발견, 그 안에 들어가서 살았다.

헌 옷 수거함은 옷이 젖지 않도록 방수 처리가 돼 있었고, 바닥에는 주민들이 버린 헌 옷이 쌓여 포근한 침대 역할을 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헌옷 수거함에 선반을 설치해 책과 맥주를 둔 모습/사진=영국 데일리 메일

그는 "제가 안에 있는 동안 아무도 옷을 버리지 않았다"면서 "만약 누군가 옷을 버렸다면 내가 '고맙습니다' 하고 말했을 것"이라고 인터뷰했다.

나이젤은 헌 옷 수거함 내부에 선반을 설치해 맥주 등 음료를 두고, 작은 도서관을 만들기도 하는 등 안락하게 꾸몄다. 나이젤이 쫓겨나기 전 자신의 보금자리(?)였던 헌 옷 수거함을 소개하는 영상은 24시간 만에 60만회 이상 조회수를 올리기도 했다.

그는 "헤로인의 유혹은 벗어났지만 맥주 몇 잔은 밤에 잠잘 때 도움이 된다"면서 "크리스마스이브부터 마약을 끊었고 여기서 술을 조금 마셨다"고 밝혔다.

헌 옷 수거함이 사유재산인 만큼 쫓겨나게 됐지만 그는 여전히 이 곳과 어딩턴 마을을 사랑한다고도 덧붙였다.

누리꾼들은 "당신은 사랑스러운 사람이다", "안전하고 영구적으로 살 수 있는 곳을 찾길 바란다", "하나님께서 그를 축복하시길 바란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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