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해외 출금 무료' 트래블카드 허점 뚫렸다…원정 도박에 펑펑

머니투데이 김남이 기자 | 2024.09.25 16:42

신한은행·토스뱅크, 마카오·필리핀·홍콩 월 최대 출금 한도 축소

은행별 트래블 체크카드, 해외 ATM 출금 한도/그래픽=김지영
'해외 ATM 출금 수수료 무료'를 앞세운 트래블 카드가 해외 원정 도박 등에 쓰이는 것으로 파악된다. 현지 ATM(현금자동입출기)에서 수수료 없이 현금으로 찾아 카지노 등에서 쓰는 방식이다. 뒤늦게 일부 은행에서 마카오, 필리핀 지역의 출금한도를 줄이고 있지만 외국환 관리에 허점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다음달 1일부터 마카오, 필리핀, 홍콩 지역에서 신한금융 '신한 쏠(SOL) 트래블 카드'의 해외 ATM 출금한도가 월 최대 5만달러에서 1만달러로 축소된다. 세 국가의 합산 출금 금액이 월 1만달러를 넘을 수 없다. 신한은행은 오는 11월부터 한도축소를 전국가에 적용할 예정이다.

현지 금융 범죄와 분실 등 리스크 관리 차원이라는 설명이지만 해외 도박에 트래블 카드가 이용되는 것이 출금한도 축소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전해진다. 출금한도 축소가 한 달 먼저 이뤄지는 홍콩, 마카오, 필리핀은 카지노 관광 등으로 유명한 지역이다.

토스뱅크는 이미 지난 8월부터 홍콩, 마카오, 필리핀, 태국, 싱가포르 지역의 최대 출금한도를 월 3000달러(하루 1500달러)로 제한했다. 다른 국가(1만달러)의 30% 수준이다.

해외 현지 결제와 ATM 출금 수수료 무료 등을 앞세운 트래블 카드가 큰 인기를 얻고 있지만 여행이 아닌 다른 곳에서사용되고 있다. ATM 출금 수수료 무료를 이용해 도박 자금을 현지에서 현금으로 융통하는 방식이다.

외국환거래법에 따르면 1만달러 이상 현금을 휴대하고 출국할 경우 관할 세관에 신고해야 한다. 마약, 도박 등 불법자금이나 자금세탁 등에 이용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하지만 트래블 카드를 이용하면 출금 수수료 무료 등을 활용해 1만달러 이상 휴대하고 출국하는 효과를 낼 수 있다. 일부 국가에서는 1만달러 초과 현금을 갖고 입국할 경우 현지 세관에 사전 신고해야 한다. 초과하는 금액은 압수되고, 경우에 따라 자금세탁혐의로 체포될 수 있다.


이미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카지노 등에서 트래블 카드 활용 방식 등이 자세히 공유되고 있다. 어느 지역의 ATM에서 한도에 맞춰 어떻게 현금을 찾아야 하는지 등이다. 1만달러를 넘지 않는 선에서 휴대하고, 출국한 뒤 현지에서 ATM을 활용해 출금하라는 '팁'도 공유된다.

각 은행마다 트래블 카드를 만들어 현지에서 현금으로 찾는 방식도 거론된다. 한 달에 5000만원 이상을 현지에서 수수료 없이 현금으로 조달할 수 있는 셈이다.

특히 신한은행과 토스뱅크의 트래블 카드는 외화통장을 기반으로 서비스하는 방식으로 출시 초기 다른 은행보다 출금 한도가 크다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실제 특정 국가에서 사용량이 비해 현금 인출이 많은 것으로 전해진다.

트래블 카드 유용은 해외 유학자금 등에도 활용된다. 유학생이 한국에서 트래블 카드를 만들거나 부모 이름의 트래블 카드를 갖고 출국해 현지에서 현금을 찾는 방식이다. 증빙서류가 필요 없는 해외 송금 한도는 10만달러(1억3300만달러)가 한도다.

트래블 카드의 부정 사용은 업계에서도 우려된 부분이다. 트래블 카드에 후속 주자로 참여한 우리은행은 상품 설계 과정에서 부정 사용 등의 우려가 제기돼 월 사용 한도를 최대 5000달러로 결정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고객 개인별로 해외 사용액, 해외 인출액 등 정리해 여신협회 등을 통해 분기별로 국세청 전달한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1만달러 이상의 현금을 갖고 가는 효과가 나타나는 것은 해외 금융당국에서도 문제를 제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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