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 오염·수온 걱정 해방…땅 위로 올라온 '바다의 반도체'

머니투데이 유예림 기자 | 2024.09.25 16:14

대상, 육상 양식 속도

대상이 전남 고흥 김 육상 양식장에서 1차 파일럿 당시 기른 김./사진제공=대상
식품기업 대상이 올해 연말 김 육상 양식 2차 파일럿에 돌입한다. 최근 김 수출이 급증하고 수온 상승 문제까지 겹치며 국내외로 수급이 불안정해진 가운데 육상 양식으로 안정적인 공급망을 갖추게 될 전망이다.

25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대상은 올 연말 전남 고흥에 김 육상 양식장을 조성해 연구 개발에 나선다. 이를 위해 20억을 투자한다. 대상의 김 육상 양식 파일럿은 지난해에 이어 이번이 2번째다.

김 육상 양식은 땅 양식장에 수조로 바다와 최대한 유사한 환경 조건을 만들어서 원초를 두고 재배하는 기술이다. 김에 생기는 질병인 갯병과 해양 오염 문제에서 자유롭고 수온 상승의 영향을 받지 않아 1년 내내 김을 안정적으로 생산할 수 있다.

대상은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4월까지 실시한 1차 파일럿에서 거둔 성과를 토대로 2차 양식을 진행한다. 육상 양식에서 재배한 김을 시판하려면 원초를 40~50㎝ 크기까지 키워야 하는데 1차에서 이를 성공했다.

올해 2차에선 1차보다 양식 규모를 키운다. 이상민 대상 Seaweed 연구기술팀장은 "1차에선 어떤 조건에서 육상 양식을 할 수 있는지, 어떤 요소가 중요한지 파악하며 시범적으로 소량만 생산했다"며 "2차에선 최적의 조건을 찾아 양식을 더 정교화하고 업그레이드한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2차 양식장 규모는 종전 100평에서 300평으로 확대됐다. 수조도 1개에서 10여개로 늘렸다. 김이 자라는 단계를 세분화해 초기부터 다 커가기까지 모든 과정에 거쳐 양식 환경을 연구한다. 이와 함께 김 R&D(연구개발) 업무를 맡은 인력도 추가로 채용하고 있다.

육상 양식 기술이 상용화로 이어지는 데에는 수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이 팀장은 "초기 설비를 투자한 뒤 안정적으로 수확량을 확보하는 것까지 5년 정도 보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해양수산부가 김 육상 양식을 위해 예산 60억원을 새로 편성하는 등 주의 깊게 보고 있는 만큼 관련 사업에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대상이 전남 고흥 김 육상 양식장에서 1차 파일럿 당시 기른 김./사진제공=대상
대상은 육상 양식으로 세계적인 김 수급 불안정에 대응하겠다는 계획이다. 한국은 110여개국에 김을 수출하는 세계 최대 김 수출국으로, 김 수출액은 지난해 1조원대를 기록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각국에서 조미김, 냉동김밥, 김부각 등 김의 수요가 늘고 있지만 수온 상승으로 생산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이에 대상은 30여개국에 김을 수출하는 역량과 '해조류 연구센터'의 기술력을 활용해 육상 양식 시도를 이어간다. 이는 2017년 업계에서 처음으로 해조류 연구센터를 구축하며 쌓아온 김 신품종, 양식 기술 연구 등을 바탕으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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