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정치권에 따르면 한 대표는 전날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 지도부 만찬 이후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에게 "대통령과 현안들을 논의할 자리를 만들어 달라"고 말했다. 한 대표가 원했던 의정갈등 등 각종 현안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지 않자 독대를 재차 요청한 것이다. 이날 만찬은 새 지도부 구성이 완료된 데 따른 상견례 성격이 커 현안 이야기는 거의 오가지 않았다고 한다.
한 대표는 이날 오후 기자들과 만나 윤 대통령과 독대를 다시 요청한 이유에 대해 "중요한 현안에 대해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제가 말씀드렸다. 그 필요가 여전히 있지 않겠느냐"며 "(전날 만찬은) 그런 말을 나눌 자리가 아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켜보자. 저는 윤 대통령과 중요한 문제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러한 한 대표의 요구를 두고 대통령실 일각에서는 여전히 불쾌해 하는 기류가 읽힌다. 두 사람의 오랜 인연을 고려할 때 한 대표가 직접 윤 대통령에게 현안 이야기를 꺼내거나, 따로 대화를 할 약속을 정할 수 있는데 그렇게 하지 않고 이를 외부에 공표하는 데에는 모종의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심이다. 대통령실의 소통능력이 부족하다는 점을 부각시켜 부담을 주려 한다는 것이다.
잘 만들어진 화해 분위기를 한 대표가 깨뜨린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대체로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만찬이 마무리된 상황에서 한 대표의 독대 재요청 사실만 관심을 끌게 됐다는 것이다.
실제 윤 대통령은 전날 만찬 자리에서 "우리 한 대표가 고기를 좋아해서 소고기와 돼지고기를 준비했다"고 말하는 등 한 대표를 살뜰히 챙기는 모습을 보였다. 한 대표가 만찬 전 독대를 요청했다가 불발된 것과 관련, 윤 대통령이 갈등설을 진화하려 했다는 해석이 나왔다.
이와 별개로 두 사람 사이 신뢰관계가 공고하지 않은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온다. 비교적 자유롭게 각종 현안에 대한 생각을 말할 수 있는 여당 대표와 대통령의 입장은 다르다. 대통령은 말 한 마디, 손짓 하나의 뉘앙스 등도 메시지가 될 수 있고 잘 못 전달될 경우 큰 오해가 생길 수도 있다. 독대를 하고, 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히는 등의 과정에 신중을 기할 수밖에 없다.
이 같은 관점에서 대통령실이 첫 번째 독대 요청을 사실상 거부한 것은 한 대표에 대한 믿음이 부족하다는 방증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실제 첫 번째 요청을 거부한 데에는 한 대표가 의료개혁 등에 대해 대통령실과 각을 세우는 방향으로 각종 언행을 하는 데 대한 불만과 불신도 작용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대해 한 여권 관계자는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의 통화에서 "여러 고려를 하겠지만 여당 대표 요청을 받아줘야하지 않느냐는 대외적 압박이 클 것"이라며 "당장은 아니지만 너무 늦지 않은 시점에 윤 대통령의 의중대로 결론이 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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