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딩 슛하면 잠이 온다?…'수면용 뇌파' 발현, 경기 집중력 떨어져

머니투데이 박건희 기자 | 2024.09.25 18:03

[3분 곰국]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 기계공학부 연구팀, 헤딩슛 후 수면·무의식 뇌파 '델타파' 활동 확인

편집자주 | 곰국과 논문의 공통점은 전문가들이 오랜 시간 공들여 내놓는 결과라는 점입니다. 누구나 간편하게 즐길 수 있도록 포장한 게 '3분 요리'라면, 누구나 쉽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도록 정리한 게 '3분 곰국(거꾸로 읽어보세요)'입니다

1월 카타르 도하 자심 빈 하마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E조 조별리그 1차전 대한민국과 바레인의 경기, 전반 대한민국 조규성이 헤딩슛을 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사진=뉴시스

축구에서의 가벼운 '헤딩슛'도 뇌파의 활동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헤딩 후엔 뇌 활동이 일시적으로 느려져 선수의 경기 집중력이 낮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 기계공학부 연구팀은 성인 8명을 대상으로 뇌파를 측정한 결과 이같은 결과를 얻었다고 지난달 의공학 분야 국제학술지 '생명과학연보저널'에 발표했다.

헤딩은 날아오는 공을 머리로 쳐서 상대 선수에게 패스하거나 골을 넣는 축구 기술이다. 사람의 머리가 강하게 날아오는 공과 충돌하는 만큼 뇌진탕 위험이 커진다거나 충돌 순간 뇌세포가 파괴될 수 있다는 주장은 꾸준히 제기됐다. 하지만 가벼운 수준의 헤딩슛도 뇌에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실험적으로 증명한 건 이번 연구가 처음이다.

연구팀은 신체 건강한 성인 8명을 대상으로 몸에 뇌파 측정기를 부착한 후 간단한 헤딩을 시도하도록 했다. 공의 회전 속도는 4 라디안 초(rad/s)로, 이는 일반적인 선풍기 날개 회전 속도의 절반 수준으로 느리다. 실제 축구 경기의 헤딩슛 상황보다 머리에 가해지는 충격이 훨씬 덜하다. 참가자는 공을 총 3회 머리로 받아 정면, 왼쪽, 오른쪽으로 걷어냈다.

연구팀은 실험 대상자의 몸에 부착된 뇌파 측정기를 통해 실시간으로 뇌파를 측정했다. 그 결과, 공이 머리에 부딪히는 짧은 순간 '델타파(δ)'가 측정됐다. 델타파는 사람의 뇌파 중 가장 느리고 진폭이 큰 파동으로, 깊은 수면 중이거나 무의식 상태일 때 발생한다.


연구팀은 "델타파는 기본적으로 졸음이나 수면과 관련된 파동"이라며 "신체가 깨어있는 동안 델타파가 활동할 경우 뇌의 정보 처리를 방해하고 주의력을 잃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운동선수의 경우 헤딩슛으로 이후 집중력이 저하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 공의 회전 속도를 높여 1차 실험보다 머리에 가해지는 충격을 높인 결과, 델타파의 증가세도 뚜렷해졌다. 델타파는 공을 쳐 낸 방향의 반대쪽에서 많이 증가했다. 공을 왼쪽으로 쳐낼 경우 이에 대한 반향으로 오른쪽 뇌의 델타파가 활동하는 식이다.

연구팀은 "대부분 참가자의 뇌 활동은 빠르게 정상 수준으로 회복됐다"며 "이는 장기적인 영향이 발견되지 않았다는 뜻"이라고 해석했다. 다만 "충격에 대한 반응에는 개인차가 있을 수 있으므로 선수별 맞춤형 안전 조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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