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륜 마스터가 돼" 장나라, 다음엔 대통령을 향해 [인터뷰]

머니투데이 한수진 기자 ize 기자 | 2024.09.25 11:16
장나라 / 사진=라원문화


“대사량이 정말 충격적이었어요. 촬영 시작하고 2~3일 동안 몸 둘 바를 모를 정도로 NG를 많이 냈어요. 너무 충격이었죠. 밥을 먹을 때도, 이동할 때도 손에서 대본을 떼지 않고 계속 읽었어요.”


데뷔 23년 차 배우에게도 어려운 연기였다. 하지만 언제나처럼 연습과 반복으로 돌파구를 찾았고 끝에는 찬사와 호평을 얻었다. 장나라는 압도적인 대사량, 복잡하고 다면적인 감정선, 명확한 대사 전달력 등이 필요로 했던 캐릭터를 진하게 끌어안으며 자신의 필모그래피에 역대급 캐릭터 하나를 추가했다.


장나라는 지난 20일 종영한 SBS 금토드라마 ‘굿파트너’(극본 최유나, 연출 김가람)에서 완벽주의 베테랑 변호사 차은경을 연기하며 시청자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았다. ‘굿파트너’는 이혼 전문 스타 변호사 차은경과 신입 변호사 한유리(남지현)가 파트너로 이혼 사건을 해결하는 휴먼 법정 드라마로 최고 17.7%의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인기리에 막을 내렸다.


장나라가 ‘굿파트너’에서 보여준 연기는 “올해 SBS 연기 대상감”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인상적이고 강렬했다. 누구나 인정하는 완벽주의 베테랑 변호사지만 딸에게는 한없이 모자라고 미안한 엄마의 모습을 폭넓은 연기로 그려냈고, 남편 김지상(지승현)과 이혼 소송을 겪으며 변화하는 생각과 감정들을 밀도 높게 연기했다. 발성은 탄탄했고 감정선은 세밀했던 장나라의 연기는 시청자들의 공감과 사랑을 아낌없이 받았다.


장나라 / 사진=라원문화


“주변에서 연기 대상 이야기를 하는 걸 듣긴 했는데(웃음). 의도적으로도 욕심을 가지려고 하다가도 버리게 되더라고요. 욕심을 가지기 시작하면 삶이 재미가 없을 것 같은 거예요. 잘 먹고 잘 살고 행복하자고 하는 일인데 그냥 즐거웠으면 해요. 대상 욕심은 없었지만 사실 작품이 좋은 평가를 받았으면 하는 바람은 있었죠.“


‘굿파트너’는 법정물이지만 ‘워맨스’가 돋보인 드라마이기도 했다. 장나라가 연기한 차은경은 오직 승소만을 향해 내달리는 이성적인 면모를, 남지현이 연기한 한유리는 의뢰인을 헤아리는 감성적인 면모로 시시각각 대립했는데, 두 사람은 결국 서로의 이성과 감성을 조금씩 이해하고 배우며 좋은 파트너가 된다. 장나라는 남지현을 실제 자신의 굿파트너로 꼽으며 아낌없는 애정을 표했다.


“남지현은 제목 그대로 저의 굿파트너였어요. 이보다 좋을 순 없었어요. 그 친구가 있었기 때문에 자유롭게 연기할 수 있었어요. 남지현도 그렇고 한유리라는 캐릭터도 그렇고 청렴하고 건강해요. 저에게 복덩이였어요. 그래서 촬영장에 가는 게 큰 기쁨이었죠. 남지현은 사람 자체가 진짜 잘 자란 나무 느낌이에요. 드라마 리딩을 처음 했을 때 남지현이 한유리 자체를 연기해서 그 친구를 중심으로 빠르게 몰입할 수 있었어요.”



‘국민 영웅’에서 ‘국민 역적’이 된 극 중 남편 지승현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굿파트너’에서 장나라와 지승현은 부부지만, 지승현의 바람으로 파경을 맞는다. 극 중 지승현은 혈압 오르게 만드는 극악무도한 만행으로 장나라뿐만 아니라 시청자들까지 분노하게 만들었다. 지승현은 결국 SBS 공식 유튜브 채널에 ‘대국민 사과 영상’을 올리기도 했다.


장나라 / 사진=라원문화


“지승현 배우가 연기를 정말 잘해서 같이 연기하다가도 이해가 가지 않을 정도로 못됐다는 생각을 했을 정도였어요. 연초에 (‘고려거란전쟁’) 양규 장군으로 사랑을 받았는데 김지상 역할에 몸 던져 연기를 해서 ‘승현 씨 어떡하지’라며 ‘굿파트너’ 팀 모두가 조마조마했죠.(웃음) 지승현 배우가 살신성인의 자세로 자신을 내던졌기 때문에 드라마의 인기가 이어질 수 있었던 거거든요. 반응을 보니까 정말 웬일인가 싶은 거예요. 김지상을 연기할 때 다 내려놓고 사과까지 하셔서 죄송하고 감사하더라고요.”


장나라에게는 김지상 외에도 불륜을 저지른 수많은 극 중 남편들이 있다. 전작 TV조선 ‘나의 해피엔드’에서도 장나라의 극 중 남편은 불륜을 저질렀다. 특히 ‘VIP’, ‘황후의 품격’ 그리고 ‘굿파트너’까지 그는 SBS 드라마에 출연할 때마다 극 중 남편들의 외도로 고행을 겪었다. 장나라는 불륜 서사를 일부러 선택하는 건 아니지만 공교롭게 이어진 설정 덕분에 “불륜 마스터가 됐다”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그는 “불륜 서사를 골라서 하는 건 전혀 아니다. 작품을 선택하는 몇 가지 기준이 있는데 그중 전작과 설정이 조금이라도 다른 부분이 있는지를 주로 본다”라고 설명했다.


‘굿파트너’는 장나라의 또 다른 커다란 증명이 됐다. 해내지 못할 역할이 없는 배우라는 타이틀의 증명이다. 장나라의 필모그래피는 10년 넘게 한 해도 비는 순간이 없을 만큼 성실함으로 채워졌다. 성실함을 무기로 근사하게 연기 꽃을 피운 장나라는 ‘주연배우’라는 타이틀을 더욱 견고히 그리고 더 오래 영위할 수 있도록 도약을 멈추지 않고 있다.


“앞으로 연기하고 싶은 배역이요? 대통령 역할 한 번 해보면 어떨까 싶어요.(웃음) 고현정 선배를 굉장히 좋아하는데 출연작 중에 ‘대물’을 굉장히 재밌게 봤거든요. 마침 ‘굿파트너’를 통해서 권력욕이 솟구친 상황이에요. 제가 대정의 대표가 될 줄 알았는데 정우진(김준한)이 돼버리는 바람에 야욕이 생겨서.(웃음) 사실 재밌는 역할은 다 해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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