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능력·무원칙·불공정" 정몽규 뼈 때린 박문성…"물러나야" 작심발언

머니투데이 이은 기자 | 2024.09.25 14:56
박문성 축구 해설위원. /사진=유튜브 채널 'NATV 국회방송' 영상 캡처

"'정몽규 체제가 끝나는 게 맞구나'라는 걸 다시 한번 느꼈다"

박문성 축구 해설위원이 지난 24일 홍명보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으로 논란으로 열린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현안 질의에 참고인으로 출석해 이날 증인으로 참석한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 홍명보 감독 등 축구협회를 향한 작심 발언을 했다.

이날 박 위원은 축구협회를 둘러싼 논란에 대한 생각을 묻자 "서글프기도 하고, 참담하기도 하다"며 축구인으로서 최근 사태를 바라보는 씁쓸한 마음을 전했다.

그는 "앞서 축구협회 쪽 분들의 이야기들을 들으면 다른 나라, 다른 세상을 살고 있는 듯한 느낌"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팬들도 지켜보고 계실 텐데 과정과 절차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데 다른 이야기를 한다. 정당했냐, 공정했냐고 하는데 공정했다고 하니까 사실 개인적으로 납득이 잘 안된다"고 말했다.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24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현안 질의에서 축구협회 노동조합의 성명서와 온라인 커뮤니티의 축구 팬 의견 등을 종합해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이 물러나야할 10대 이유'를 정리해 공개했다. /사진=유튜브 채널 'NATV 국회방송' 영상 캡처

이날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정몽규 회장의 4선 도전을 반대하는 축구협회 노동조합의 성명서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활동하는 축구 팬들의 의견 등을 종합해 정몽규 회장이 물러나야 할 10대 이유를 정리해 소개했다. △승부조작, 비리 축구인 사면 파동 △정몽규 집행부 독선·무능력·무원칙 △무전술 클린스만 선임 문제 △황금세대, 아시안컵 4강 탈락 △클린스만 100억원 위약금 논란 △40년 만의 올림픽 진출 실패 △홍명보 감독 선임과 절차 문제 △회장 4선 연임 논란 △협회 사유화 △한국 축구발전 저해 등 10가지였다.

민 의원은 박 위원에게 이 중 가장 심각한 문제 3가지를 꼽아달라고 요청했고, 박 위원은 "일단 스포츠 근간을 흔들었던 승부조작·비리 축구인 사면 파동을 꼽을 수 있다"며 "홍명보 감독 선임과 절차 문제, 그리고 본질적으로는 정몽규 회장 체제에서의 독선·무능력·불공정·무원칙이다"라고 답했다.



축구협회 제왕적 운영?…"문제의식도, 풀어나갈 능력도 없어" 일침


이후 조계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축구협회의 제왕적 운영에 대한 생각을 묻자 박 위원은 "뭐가 문제인지 문제의식이 없다. 공감 능력도 없고, 풀어나갈 능력도 없다"고 일침을 가했다.

박 위원은 "홍명보 감독이 불공정한 방식으로 선임됐을 때, 아는 지도자한테 '이제는 지도자를 그만할 생각'이라는 연락을 받았다. 이름 없는 지도자들은 10년, 15년을 밑바닥에서 계속 굴러도 프로팀 코치나 감독 한 번 하기 어렵다. 누군가는 저렇게 특혜로 국가대표 감독이 되니 '이제 지도자 못 하겠다'고 하더라"고 이번 사태로 축구 지도자들이 느낀 허탈감을 전했다.

이어 "비단 이번 사건만 그렇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며 이번 홍명보 감독 선임 과정 논란뿐만 아니라 지난해 승부조작 사면부터 이어진 축구협회의 행정 촌극들을 하나하나 짚어가며 비판했다.


그는 "승부조작 사범들을 그렇게 사면하면 안 됐다. A매치를 앞두고 꼼수 사면을 한 거다. 매우 반(反)스포츠적인 거다. 반사회적인 범죄를 저질렀는데 꼼수 사면을 했다면 아마 난리가 났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선임 때도 당시 전력강화위원들에게 발표 당일에 소집해서 통보하고, 30분 뒤에 발표했다. 말도 안 된다. 파리 올림픽 진출 실패 역시 문제다. 축구는 질 수 있다. 문제는 파리올림픽을 이끌어야 하는 황선홍 감독을 A대표팀 임시 감독으로 겸임시켰다. 많은 이들이 위험하다고 그러면 안 된다고 했는데 판단을 못 했다. 결국 파리 올림픽 진출에 실패했다. 그게 홍명보 감독 (선임)까지 이어진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이러한 무능력과 무원칙, 불공정은 하나의 사건이 아니라 정몽규 회장 체제가 이어지는 한 계속 반복될 수밖에 없다"며 "팬들도, 많은 국민들도 이제는 (정몽규 회장 체제가) 끝나야 하지 않을까, 재확인되는 거 같다"고 했다.

의원들의 질의에 동문서답으로 일관하는가 하면 '잘못이 없다'며 책임을 회피한 축구협회 지도부의 모습을 지켜본 이기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박 위원에게 이번 사태에 대한 축구 팬들의 생각을 물었다.



"정몽규·홍명보, 축구 팬·국회의원 눈치 안 봐…닫힌 조직 열어야"


박 위원은 "그동안도 그랬고, 오늘도 그렇고 머릿속에 맴도는 건 '왜 눈치를 보지 않지?'라는 것"이라며 작심 발언을 이어갔다.

그 이유를 고민해봤다는 박 위원은 "정 회장과 홍 감독은 일반 사람들과 살아온 궤적이 좀 다른 것 같다"며 "(정 회장은) 대기업 가문의 자제로 태어났고, 어렸을 때부터 최고의 엘리트로 자라왔다. '우리 일반적인 사람들과 다른 삶을 살았기에 다른 생각을 하고 있구나, 그래서 우리 눈치를 안 보는구나'라는 생각했다"고 했다.

이어 "두 번째는 밖에 있는 사람들은 (축구협회에) 구체적으로 개입할 수 없다는 점이다. 공간을 허락하지 않는다"며 "인사권 같은 데 개입할 수가 없다. 국민들과 팬들이 '정몽규 아웃, 홍명보 아웃'을 외쳐도 협회 입장에선 '그래서 어떡할 건데'라는 반응이다. 팬들은 선거인단에 들어갈 수 없다. 내 편들만 체육관에 모아놓고 하는 이른바 '체육관 선거'를 하는 거다. 그러니 국민들의 팬들의 눈치를 보지 않아도 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선거를 통해 국민들이 뽑은 국회의원 눈치도 보지 않는다. '인사권에 개입하면 국제축구연맹(FIFA)이 월드컵에 못 나오게 할 거라고 겁박한다. 팬들 눈치도, 국회의원 눈치도 보지 않으면 누구 눈치를 보겠다는 거냐. 눈치를 보지 않기 때문에 이 많은 문제를 문제라고 느끼지 않는 것 같다. 이 구조와 닫힌 조직을 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위원의 거침 없는 발언에 누리꾼들은 "사이다 발언이다" "내 속이 다 시원하다. 저기서 저렇게 발언해준 것 너무 감사하다" "축구인으로서 고언 직언하기 쉽지 않으셨을 텐데" "구구절절 다 맞는 말이다" "우리나라 축구 시스템이 엉망이 됐다는 걸 다 알려줬다" "똑부러지고 야무지고 용감하다" "우리가 하고 싶은 말 다 대신해주셨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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