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세 직장인 이모씨는 매일 아침 출근할 때 습관적으로 주스를 사 마시고 밥 대신 빵이나 우유, 유제품 등으로 식사를 대체하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그러다 최근 갑자기 머리를 빗기 어려울 정도로 목 주변과 어깨 근육에 힘이 빠졌고, 손가락 관절에는 붉은 발진이 생기는 등 이상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깜짝 놀라 병원을 방문한 이씨는 자신의 병이 자가면역질환인 '피부근염'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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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력 약화와 피부 발진 나타나━
피부 발진은 △눈꺼풀 주위에 보라색 발진이 나타나는 '헬리오트로프 발진' △팔꿈치나 무릎, 손목, 손가락 관절에 거친 붉은 발진인 '고트론 반점' △목과 가슴, 등, 어깨에 붉은 발진 '쇼울 싸인' △손바닥과 손가락 측면이 거칠어지고 갈라지는 '기계공손' △피부가 태양 빛에 민감해지는 '광과민성' △피부 아래 칼슘이 침착되는 '칼슘 침착증'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정성수 순천향대부천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는 "그 외 폐·심혈관·위장관에 심한 염증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며, 루푸스·경피증·류마티스 관절염 등 자가면역질환이 동반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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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된 식습관도 원인으로 작용━
우리 몸의 면역세포의 70~80%가 위장관에 분포하고 있으므로 위장관 내 미생물 구성이 바람직하게 유지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위장관 세균 불균형을 유발하는 밀가루 음식, 우유, 유제품, 단순 당, 가공식품 등은 피하는 것이 좋다. 오메가-3 지방산이 풍부한 생선, 아마씨, 호두 등과 항산화제가 풍부한 베리류, 녹색 잎채소, 견과류, 강황 등을 섭취하면 염증 완화에 도움이 된다. 적절한 수분 섭취로 탈수를 방지하고, 프로바이오틱스, 프리바이오틱스, 포스트바이오틱스도 도움이 된다.
정 교수는 "그 외 피로가 피부근염 증상을 악화시키므로, 충분한 휴식을 취하는 것이 좋다. 근력 유지를 위해 정기적으로 운동을 하고, 피부 자극을 피하기 위한 자외선 차단과 햇빛 노출 최소화, 보습, 실내 습도 유지 등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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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로이드, 면역억제제 등으로 관리━
피부근염은 만성 질환이라 정기적인 의료 평가와 지속적인 치료 조정이 중요하다. 치료는 환자의 상태에 따라 염증을 감소시키고 증상을 관리하는 데 중점을 둔다. 염증 감소를 위한 코르티코스테로이드를 사용할 수 있는, 스테로이드 저항성이 있는 환자에게는 메토트렉세이트, 아자티오프린, 미코페놀레이트 모페틸과 같은 면역억제제를 사용한다. 최근에는 기존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환자를 대상으로 리툭시맙 등 생물학적 제제를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피부 증상 관리를 위해 항말라리아제를 사용할 수 있으며, 근육의 힘을 유지하고 증진하기 위한 물리치료가 권장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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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발생 위험 커…정기 검사 필요━
정성수 교수는 "많은 피부근염 환자에서 피부 발진이 초기 증상 중 하나로 나타나지만, 일부 환자는 근육 약화나 피로감 등 증상으로 먼저 진단받기도 한다"며 "조기 진단과 적극적인 치료가 예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므로 의심 증상이 있다면 즉시 병원에서 정밀한 검사를 통해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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