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정, 북한 핵시설은 눈감고…미국 핵잠수함 부산 기항에 '발끈'

머니투데이 김인한 기자 | 2024.09.24 22:42

[the300] 北 항공우주정찰소 통해 美 핵자산 포착했다고 주장…"美에 자신들의 핵능력 고도화 명분 쌓기"

북한 김정은의 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선전선동부 부부장이 최근 미국 해군의 원자력 추진 잠수함인 '버몬트함'(SSN-792·7800t급)이 부산항에 들어왔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사진은 2019년 3월 베트남 호치민의 묘소 헌화식에 참석한 모습. / AP=뉴시스

북한이 미국 해군의 원자력 추진 잠수함인 '버몬트함'(SSN-792·7800t급)이 부산항에 들어왔다고 반발했다. 북한 정권은 최근 핵무기 개발에 필요한 '고농축 우라늄'(HEU) 시설을 공개하며 한반도 긴장을 의도적으로 고조시키고 있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선전선동부 부부장은 24일 선전매체 조선중앙통신에 '부산항에 나타난 이상물체: 미국의 전략자산들은 조선반도지역에서 자기의 안식처를 찾지 못할 것'이라는 담화를 발표했다.

김 부부장은 북한의 군사정찰위성 자산을 과시하며 "국가 수반의 직속 독립정보기관인 항공우주정찰소는 지난 23일 10시3분 한국 부산항의 상시 주목 상대인 어느 한 부두에서 이상물체를 포착했으며 그 정찰자료를 보고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2020년 취역한 이래 공개적으로 모습을 드러내 본 적이 거의 없는 이 최신 핵(원자력) 잠수함이 사상 처음으로 부산 작전기지에 나타난 것을 결코 '유람 항행'으로 볼 수는 없다"며 "미국이 보유한 핵 전략자산들의 '위력'을 순차 공개하면서 전면적으로 힘을 과시하고 있는 맥락에서 볼 때 수면 아래 감춰져야 할 핵잠수함의 공개적 기항에 내재된 진목적을 어렵지 않게 가늠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이것은 세계의 면전에서 '힘의 우위'를 의도적으로 시위하는 데 몰념(몰두)하고 있는 미국의 광기적인 군사 전략적 기도를 명백히 보여주고 있다"며 "미국은 조선반도와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전례없는 전략적 렬세(열세)를 시시각각 체험하고 있으며 지역에서 반미(反美) 자주의 강력한 힘의 실체 정의수호의 보루가 대두한 것을 매우 두려워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 부부장의 이같은 발언은 북한과 미국이 핵무기를 보유하고 동등한 위치에 있다는 것을 과시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김 부부장은 미국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미니트맨 3' △차세대 스텔스 전략폭격기 'B-21 레이더' △핵 잠수함 등을 '3대 핵 전략자산을 모두 선보였다며 북한의 핵무기 개발에 정당성을 부여했다.


그는 "힘 자랑을 하며 상대에 대한 위협을 증대시키고 기어이 악의적인 힘으로 패권적 특세를 '향유'하려는 미국의 야망이 극대화하고 있다"며 "외부로부터의 각이한 위협에 대응하고 견제하기 위한 우리의 핵전쟁 억제력은 질량적으로 지속적으로 그리고 한계 없이 강화돼야만 한다"고도 주장했다.

이어 "(미국의 원자력 추진 잠수함이) 공포의 대상이 될 수 없다"며 "우리는 한국의 모든 항과 군사기지들이 안전한 곳이 못 된다는 사실을 계속해 알리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국방부는 지난 23일 부산항에 미국 해군의 원자력 추진 잠수함 버몬트함이 군수 적재, 승조원 휴식 등의 목적으로 기항했다고 밝혔다. 길이 115m, 폭 10.4m, 승조원 130여명이 탑승할 수 있는 버몬트함의 한국 입항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와 관련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한반도를 24시간 감시하고 있는 기술력을 드러내기 위한 노림수"라며 "미국을 향해선 북한의 핵능력 고도화의 명분을 쌓기 위한 담화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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