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대한체육회에 반기 들어서 왕따?…공식 워크숍에 4개 단체장 배제

머니투데이 유동주 기자 | 2024.09.24 18:05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이 전국 시·도체육회장, 각 종목 단체장들과 '2023 대한체육회 회원종목 단체장 합동 워크숍'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세팍타크로 등 일보 중목단체장들은 해당 워크숍에 초대받지 못하고 배제된 것으로 알려졌다. 배제된 이들은 지난해 2월에 열렸던 대의원총회에서 이례적으로 의견을 제시하는 등 이 회장 중심의 총회 운영에 사실상 반기를 들었던 인물들이다./사진= 광주시체육회

대한체육회가 지난해 4월 열렸던 '2023 회원단체장 합동 워크숍'에 일부 종목단체장들을 배제시켰던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이른바 '체육 대통령'이라는 별칭으로 불리는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이 자신에 대해 반기를 든 일부 종목 단체장들에 대해 '길들이기'를 시도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24일 머니투데이 취재에 따르면 대한체육회는 당시 총 68개 종목 중 12종목 단체에는 단체장 워크숍 개최 안내 공문 등을 보내지 않았고, 참석을 요청하는 연락도 아예 하지 않았다. 이 12종목 단체장들은 지난해 2월에 진행된 대한체육회 대의원총회를 앞두고 오주영 대한세팍타크로협회장 주도의 점심 모임을 함께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감사 교체와 정관 변경 등 중요한 안건 처리가 예정돼있던 총회에 앞서 처음으로 친목도모 차원에서 자리를 마련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최종적으로 행사에 배제된 종목단체장은 오주영 회장과 박서영 대한승마협회장 등 총 4명이었다. 대한체육회 사무국은 이들 종목단체장이 워크숍 관련 내용에 대한 문의를 하자 이 회장의 '사적인 골프 모임'이라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사무국의 답변과 달리 대한체육회는 이 행사가 끝난 뒤 언론 보도 등을 통해 '2023 대한체육회 회원단체장 합동 워크숍'이라는 공식 명칭으로 홍보했다. 실제로 이 행사에는 종목단체장들 외에도 전국에서 시·도체육회장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현장에서는 전국시·도체육회장협의회 임시총회도 열렸다.

워크숍에 배재된 종목단체장들은 신규 감사 선임과 정관 의결정족수 변경 등 중요한 안건이 상정된 지난해 2월 대의원총회에서 발생한 소란을 원인으로 꼽고 있다.

박 회장은 "지난해 총회는 대한승마협회장에 당선된 뒤 첫 총회 참석"이라며 "당시 정관 변경을 시도하면서 박수를 치는 방법으로 만장일치된 것처럼 의결정족수를 '출석의원 과반'으로 바꾸려고 했고, (이에) '정관은 국가에서는 헌법과 같은 건데 이렇게 박수를 쳐서 변경하는 건 말이 안된다'고 이의제기를 했다"며 "총회에서 그런 일이 있고 난 뒤 이의를 제기했던 종목단체는 예산 (배정) 등에서도 불이익을 입기도 했고, 워크숍은 연락을 받지 못해 개최한지도 몰랐다"고 말했다.


당시 총회에서는 신규 감사에 오 회장을 추천하는 의견도 나왔지만, 현장에서 갑자기 임기가 끝난 기존 감사(양진방 대한태권도협회장)가 연임을 하는 쪽으로 분위기가 바뀌면서 박수 의결로 통과가 이뤄졌다. 그간 대한체육회 총회는 '만장일치 박수 의결'이 일종의 관행이었다는게 체육계 인사들의 전언이다.

이와 관련해 대한체육회 사무국은 워크숍 안내를 받지 못한 12종목 단체 중 다시 4명의 단체장에게는 추가로 참가 통보를 했고 최종적으로 4명을 재추가해 최종 배제된 단체장은 4명이었다. 이들은 모두 앞선 2월 총회에서 의견을 개진했던 단체장들이다.

오 회장은 "주말 개인 모임이라면서 이 회장이 오라고 하는 사람들만 부른 것이라고 대한체육회 사무국에서 설명했는데, 알고보니 공식 워크숍이어서 황당했다"며 "당시 개인 모임이라던 워크숍 비용을 대한체육회가 어떻게 처리했는지 등도 국회에서 검증해 볼 필요가 있다"고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머니투데이는 대한체육회측에 이 회장 등의 입장을 확인하기 위해 연락했지만 답변을 받지는 못했다.

(서울=뉴스1) 안은나 기자 =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이 김택규 대한배드민턴협회장과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악수를 하면 인사를 나누고 있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은 출석해 인사하고 있다. 2024.9.24/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안은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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