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치로가 죽여버리겠다고"…'흑백요리사' 안성재, 일식당 퇴사 이유 '재조명'

머니투데이 채태병 기자 | 2024.09.24 14:51
2024년 미쉐린 가이드에서 국내 유일 3스타 레스토랑의 주방을 맡았던 안성재 셰프가 과거 일본에서 일했을 때 야구선수 스즈키 이치로에게 막말을 들었던 일화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유튜브 채널 '삼프로TV' 캡처

'미쉐린 가이드 3스타 셰프'로 유명한 안성재(42)가 과거 미국의 고급 일식당에서 퇴사한 이유에 대해 밝혔다.

안성재 셰프는 지난 17일 공개된 넷플릭스 예능 '흑백요리사 : 요리 계급 전쟁'에 사업가 백종원과 심사위원으로 참여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흑백요리사 방송이 화제를 모으면서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안 셰프의 과거가 재조명됐다. 이 가운데 안 셰프와 일본의 전설적 야구선수 스즈키 이치로 사이의 일화가 누리꾼들로부터 관심을 받았다.

안 셰프는 지난해 12월 유튜브 채널 '삼프로TV'에 출연해 자신이 미국의 고급 일식당 '우라사와'를 퇴사한 이유에 대해 전했다. 우라사와는 미국의 고급 일식당 중 최초로 미쉐린 스타를 받았던 곳이다.

10대 때 가족들과 미국으로 이민을 떠났다는 안성재 셰프는 "미국 육군에서 근무 후 요리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며 "그렇게 요리를 배우기 시작했고 이후 주변에서 고급 일식당(우라사와)을 추천해 주길래 그곳에 들어가고자 도전했다"고 밝혔다.

안 셰프는 "식당에 전화했는데 계속 끊길래 직접 찾아가 일을 배우고 싶다고 했더니 미국인은 안 된다더라"며 "한국인이랬더니 자기들은 일본인만 찾는다고 했다"고 떠올렸다.

이어 그는 "거절당한 다음날에 또 찾아가 대화했고 결국 돈을 안 받는 조건으로 그곳에서 일을 시작했다"며 "그렇게 일을 시작했는데 2~3주 지나자 제 진심을 느끼셨는지 돈을 주셨다"고 했다. 그러면서 "2년 정도 일하니까 혼자서도 그곳의 모든 요리를 할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

2024년 미쉐린 가이드에서 국내 유일 3스타 레스토랑의 주방을 맡았던 안성재 셰프가 과거 일본에서 일했을 때 야구선수 스즈키 이치로에게 막말을 들었던 일화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유튜브 채널 '삼프로TV' 캡처

어렵게 들어간 직장에서의 퇴사는 예상치 못하게 이뤄졌다. 안 셰프는 "2009년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이 한창 진행 중이던 때"라며 "당시 한국과 일본이 (예선과 결선에서) 두 번씩 이기고 졌던 상황"이라고 밝혔다.


안 셰프는 "이후 결승에서 한국과 일본이 또 맞붙게 됐는데, 결승전 전날에 스즈키 이치로가 식당에 방문했다"며 "이치로는 원래 단골 손님이어서 제가 한국인이란 걸 알고 있었다"고 했다.

이어 그는 "엄청나게 심각한 얼굴로 있길래 대화했더니 (WBC 대회에서) 한국에 두 번이나 져서 기분이 나쁘다더라"며 "그분은 스포츠맨십과 경쟁심, 어떤 사무라이 마인드가 굉장한 사람"이라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아쉬운 기분이 당연히 생길 수 있겠으나 (한국에 대해) 막 죽여버리겠다는 이런 말까지 하더라"며 "말을 좀 심하게 하는 부분에 대해 기분이 안 좋았지만, 거기서 일하는 입장에서 제가 할 수 있는 말이 없었다"고 했다.

안 셰프는 "사실 한국에 있는 사람보다 외국에 있는 한국 사람들이 애국심이 더 강하다"며 "그때 제가 유니폼으로 기모노를 입고 게다(일본식 나막신)를 신고 다녔는데 이치로와 그런 일을 겪고 나니까 '이렇게 일하긴 싫다'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토로했다.

안성재 셰프는 "그런 생각을 하고 있던 때 미쉐린 스타를 받은 레스토랑 '프렌치 런드리'의 한국인 총괄 셰프인 코리 리가 식당에 오셨다"며 "감사하게도 그분이 함께 일하자고 제안해 주셔서 이직하게 됐다"고 밝혔다.

한국계 미국인 요리사인 안성재 셰프는 '2024년 미쉐린 가이드 서울'에서 국내 유일 3스타 평가받은 레스토랑 '모수'의 오너 셰프다. 3스타는 미쉐린 가이드 내 최고 평가다. 모수는 현재 휴업 중이다.

2009년 WBC 대회 결승전은 지상파 방송3사(KBS, MBC, SBS) 합계 시청률이 32.2%에 육박할 정도로 많은 관심을 받았다. 당시 김인식 감독이 이끈 대한민국 야구 국가대표팀은 연장 접전 끝에 3대 5로 일본에 패해 준우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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