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23일 국회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을 수사한 박상용 수원지방검찰청 부부장검사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상정하고 이같은 내용의 조사계획서와 관련 서류제출요구의 건을 여야 합의로 의결했다.
박 검사 탄핵소추안은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발의하고 민주당 의원 전원이 공동발의자로 참여했다. 민주당은 박 검사가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수사 과정에서 이재명 대표를 정치적 탄압할 목적으로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에게 허위 진술을 강요했다고 보고 있다. 이 전 부지사가 제기한 이른바 '술자리 회유 의혹'도 탄핵 사유로 거론 중이다.
이날 회의에서 청문회 증인·참고인 출석 요구의 건은 야당 측 찬성 9인, 여당 측 반대 6인으로 가결됐다.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이화영 전 부지사의 배우자 백정화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 △조재연 변호사 △진선우 뉴데일리 기자 등이 증인으로 채택됐다.
법사위 여당 간사인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은 "쌍방울의 경기도지사 방북 추진을 부탁할 때 진술이 나오는 과정이 탄핵소추의 가장 핵심이다. 그런데 민주당에서는 중요 증인의 채택을 거부했다"며 비판했다.
여당 관계자는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에 "여당은 검찰청에서 음주 사실이 없었고 이화영 전 부지사에게 부적절한 회유나 협박하는 장면을 목격한 사실이 없었다는 점을 입증할 이 전 부지사측 변호인 등을 증인으로 요청했는데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박 부부장검사에 대한 탄핵소추안 조사 청문회는 다음달 2일 오전 10시에 열린다. 지난달 김영철 서울북부지검 차장검사 청문회에 이어 열리는 두 번째 검사탄핵 청문회다.
앞서 민주당은 박 부부장검사를 포함해 △김영철 서울북부지검 차장검사 △강백신 수원지검 차장검사 △엄희준 인천지검 부천지청장 등 검사 4인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발의 후 청문회를 추진해왔다. 이중 엄희준·강백신 검사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대장동·백현동 의혹을 수사했으며, 김영철 검사는 최순실씨 조카인 장시호씨와의 뒷거래 의혹을 받고 있다. 민주당은 이들 검사를 '비위 검사'라고 주장했다.
'대장동 사건 변호인' 출신인 이건태 민주당 의원이 대표발의한 법 왜곡죄는 수사기관 종사자들이 정치적 중립을 지키지 않고 수사 등 직무를 수행하면서 피의자·피고인을 처벌하거나 처벌하지 않기 위해 증거 은닉, 조작, 법 적용 등을 왜곡할 경우 10년 이하 징역이나 자격정지에 처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검사의 평정을 강화하는 검찰청법 개정안도 상정됐다. 장경태 의원이 발의한 검찰청법 개정안은 평정 기준에 '기소사건 대비 유죄판결 비율'을 추가하는 게 핵심이다. 상대적으로 무죄판결 비율이 드러나도록 함으로써, 검찰의 무리한 기소에 따른 기소권 남용을 예방하는 데 기여하려는 목적이라고 장 의원은 설명했다.
반면 조배숙 국민의힘 의원은 "이것을 법률로 규정을 했을 때 검사가 너무 의식해서 수사나 기소가 위축되지 않을까"라고 지적했다.
박성재 법무부 장관은 "전체 무죄율이 1% 정도를 유지하고 있는데 성범죄와 관련된 강제추행이나 강간 같은 경우에는 5%, 배임과 횡령 같은 경우도 5% 정도 유지가 된다"며 "일반 형사부 검사들이 주로 이 사건을 처리하게 되는데 평정이 오히려 가혹해지는 면이 있지 않을까. 또 성범죄에 검사들이 기소를 저해하게 되는 결과를 초래하지 않을까"라며 우려를 표했다.
아울러 검찰의 임의적 사건 배당을 막기 위해 대검찰청에 사건배당기준위원회를 설치하는 내용의 검찰청법 개정안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인력을 대폭 확대하는 내용의 공수처법 개정안 등도 소위에서 심사가 시작될 예정이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