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이 4분기 전기요금 동결 소식에 폭락했다. 막대한 누적 적자 해소를 위한 전기요금 인상이 지연되며 재무 리스크가 재부각된 여파다.
23일 코스피에서 한전은 전거래일보다 8.43%(1850원) 내린 2만100원에 거래를 마쳤다. 3거래일 연속 하락 마감으로, 8% 넘게 떨어진 건 올해 들어 처음이다.
4분기 전기요금 동결이 악재로 작용했다. 한전은 이날 4분기 적용 연료비조정단가를 현재와 같은 kWh(킬로와트시)당 5원으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전기요금은 △기본요금 △전력량요금 △기후환경요금 △연료비조정요금으로 구성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kWh당 ±5원 범위에서 결정되는 연료비조정단가를 최대치인 +5원으로 유지했다. 당초 전력량요금 인상 가능성이 제기됐으나 이뤄지지 못했다.
한전은 2021~2023년 막대한 손실로 망가진 재무구조를 개선하려면 전기요금을 인상해 흑자 규모를 키워야 한다. 3년간 누적된 영업손실과 순손실 규모는 각각 43조433억원, 34조3608억원에 달한다. 2020년 112%였던 부채비율은 지난해 543%까지 불어났다. 올해 6월 말 기준 한전의 부채총계는 202조8905억원에 달한다. 전년 동기보다 4403억원이 늘었다.
한전은 올 초부터 정부가 핵심 자본시장 정책으로 추진 중인 밸류업 프로그램의 수혜주로 꼽히며 주가 상승에 성공했다. 현재 한전의 PBR(주가순자산비율)은 0.35배에 불과하다. 3월15일 52주 최고가인 2만5450원을 찍을 당시 올해 상승률이 35%에 달했다. 이후에는 1만8000~2만2000원대 박스권에 갇히며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