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의 밸류업 지수 발표를 하루 앞둔 23일 밸류업 수혜주들은 엇갈린 모습을 보였다. 지수 편입에 따른 주가 향방 전망이 종목별로 엇갈린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밸류업 수혜주로 꼽혔던 한국전력은 4분기 전기요금 동결 여파로 폭락했다.
23일 코스피에서 삼성물산과 삼성화재, 삼성생명은 각각 3.2%, 2.8%, 1.3% 하락률을 기록했다. 이들 회사는 삼성전자 그룹주 중 밸류업 지수 편입이 유력한 종목으로 꼽혀왔다.
밸류업 수혜주인 자동차주도 약세였다. 기아는 2% 넘게 떨어졌고, 현대차는 약보합 마감했다. 메리츠금융지주와 DB손해보험, NH투자증권 등 지수 편입 유력 종목들도 떨어졌다.
반면 KB금융과 POSCO홀딩스, SK가스 등은 1% 넘게 오르며 지수 발표에 따른 기대감이 반영됐다. 금융주 내에서도 밸류업 지수 발표에 따른 공통된 주가 추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밸류업 수혜주로 꼽혔던 한국전력은 폭락했다. 한전은 8% 넘는 하락률을 기록하며 주당 2만원을 간신히 지켰다. 4분기 전기요금 동결이 악재로 작용했다. 한전은 이날 4분기 적용 연료비조정단가를 현재와 같은 kWh(킬로와트시)당 5원으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전기요금은 △기본요금 △전력량요금 △기후환경요금 △연료비조정요금으로 구성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kWh당 ±5원 범위에서 결정되는 연료비조정단가를 최대치인 +5원으로 유지했다. 당초 전력량요금 인상 가능성이 제기됐으나 이뤄지지 못했다.
한전산업과 지역난방공사, 한국가스공사, 한전기술 등 전력·가스 관련주에 속한 종목들이 함께 떨어졌다. 다만 이들 종목의 지수 편입 가능성은 작다. 지수 편입 요건으로 거론되는 △PBR(주가순자산비율) 1배를 초과 △ROE(자기자본이익률) 8% 초과, ROE가 COE(자기자본비용) 상회 등을 충족하지 못해서다.
거래소는 24일 오후 장 마감 후 밸류업 프로그램 일환으로 'KRX 코리아 밸류업 지수'를 발표할 예정이다. 밸류업 지수는 분배금을 곧바로 투자자에게 지급하는 PR(Price Return·주가수익지수), 분배금을 재투자하는 TR(Total Return·총수익지수) 두 가지 유형으로 출시될 예정이다.
밸류업 지수가 공개되면 연내에 금융회사들이 해당 지수를 활용한 상장지수펀드(ETF) 등 금융상품을 출시할 것으로 전망된다. 밸류업 지수는 국민연금공단 등 기관투자자의 투자 판단 잣대로도 활용될 예정이다.
이날 코스피는 0.33% 오른 2602.01로 마감했다. 11거래일 만에 2600을 회복했다. 코스닥은 0.91% 오른 755.12를 기록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4분기 전기요금이 동결되면서 전기요금 인상을 기대했던 투자자들의 실망 매물이 출회해 한전이 약세였다"며 "24일 공개될 밸류업 지수 발표를 앞두고 관련 종목의 차익실현 매물이 출회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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