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 바뀐 제주맥주, F&B 기업으로 새 옷 입는다

머니투데이 유예림 기자 | 2024.09.25 06:00
제주맥주 연도별 실적 추이/그래픽=이지혜
국내 수제맥주 업계의 1호 상장사인 제주맥주가 올해 하반기 자금 조달 절차를 마무리하고 F&B(식·음료)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한 시도를 이어간다. 중국 설화맥주 국내 유통에 이어 펍 운영, 냉동김밥 1위 기업 인수 등으로 사업을 다각화한다.

24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제주맥주는 오는 30일과 다음달 30일 각각 200억원씩 총 400억원 규모의 자금 조달을 앞두고 있다. 이달 30일에는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신주인수권부사채로 200억원을, 다음달 30일엔 전환사채를 통해 200억원이 납입될 예정이다. 다만 종전에 계획됐던 유상증자 납입일이 수차례 정정된 만큼 또다시 지연될 가능성도 있다.

제주맥주는 이를 통해 경영 정상화에 가장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제주맥주 관계자는 "경영 정상화를 위한 전제조건인 자금 조달을 마친 뒤 외식사업 등을 위해 노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유상증자는 적자 늪에 빠진 제주맥주에 활력을 불어넣을 전망이다. 제주맥주는 국내 수제맥주 1위 기업이자 업계 첫 상장사지만 수제맥주 시장이 불황에 빠지며 적자를 이어갔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제주맥주의 지난해 영업적자는 110억원으로, 2021년 72억원, 2022년 116억원에 이어 부진을 이어갔다.

4분기부터 실적 턴어라운드를 기록할지 관심이다. 수제맥주 산업 특성상 이종 산업과의 협업 등 과도하게 들어가는 마케팅 비용을 줄이면서 영업 효율성을 높였을 때를 전제로 해서다. 실제 상반기 적자 폭은 전년 동기 대비 50억원 넘게 줄었다.


실적 회복과 함께 자금 조달로 실탄을 마련하면 종전 수제맥주 기업에서 글로벌 F&B기업으로의 전환에 속도를 낸다. 지난 5월 더블에이치엠이 제주맥주의 새 주인이 되면서 미래 동력을 창출하겠다고 밝힌 후 잡은 방향성이다.

제주맥주의 경영 정상화 첫 카드는 중국 화룬맥주사의 설화맥주다. 제주맥주는 지난 7월부터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맥주로 알려진 설화맥주의 국내 유흥 시장 유통을 시작했다. 아울러 화룬맥주의 중국 내 유통망을 활용한 제주맥주의 중국시장 진출도 가능성이 열려있다.

외식업으로도 활로를 모색한다. 올 하반기 서울 강남에 제주맥주의 펍을 열 예정이다. 매장을 직접 운영해 브랜드 인지도 강화를 노린다. 또 지난 7월에는 K김밥 열풍을 이끌고 있는 식품기업 에이지에프(AGF)의 지분 17.39%를 약 80억원을 투자해 취득했다. 에이지에프는 세계 냉동김밥 1위 기업 올곧의 모회사다.

올곧이 지난해부터 글로벌 냉동김밥 인기에 급속도로 성장하면서 투자처가 필요해진 상황과 제주맥주의 F&B사업 니즈가 맞아떨어진 셈이다. 이를 통해 에이지에프의 공장 증설 효과 등이 제주맥주 실적에 반영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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