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년 원전동맹국 체코, K의료기기 '기회의 땅' 부상

머니투데이 정기종 기자 | 2024.09.23 16:21

尹, 9년 만의 정상 방문으로 양국 경제협력 바이오 등 전방위적 확대
공공의료 중심 대규모 수주 유리한 구조…높은 수입의존도 보유
국산 임플란트 점유율 2위·진단제품 수출 통한 인지도 제고 등 우호적


윤석열 대통령 공식 방문을 통해 국내와 원전 동맹을 강화한 체코가 국산 의료기기 기회의 땅으로 주목받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진단업체를 필두로 높아진 국내사 인지도와 높은 공공의료 비중에 대규모 계약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부각되면서다. 특히 유럽 중앙에 위치한 지리적 특성은 수출 중심으로 성장 중인 의료기기 업체에 매력적이라는 평가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대통령 공식 방문으로 경제협력 범위 확대 가능성 커진 체코 내 국산 의료기기 영향력 확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이미 강점을 보유한 임플란트와 진단제품 외 신규 진출을 노리는 영역에선 양국 협력 강화가 추가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체코는 과거 소비에트연방(소련) 위성국가였던 만큼 국내와 비교적 뒤늦게 협력을 시작한 국가로 꼽힌다. 하지만 내년 양국 수교 35주년을 앞둔 최근 윤석열 대통령이 국내 정상으로는 9년 만에 체코를 찾아 핵심 사안인 원전 뿐만 아니라 우주항공과 바이오, 첨단화학·소재, 디지털, 에너지 등 미래 첨단기술 분야로 경제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각 산업별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바이오 영역에선 특히 의료기기가 새로운 기회를 포착할 가능성이 커지는 중이다. 의료기기산업은 지난해 5878억원의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하며 2020년부터 4년 연속 흑자를 달성한 수출 중심 산업이다. 반면, 체코 의료기기 산업은 수입 의존도가 국산 제품이 공략하기 적합한 구조다.

특히 임플란트의 경우 이미 뚜렷한 존재감을 보이고 있다. 현지 30% 수준의 점유율로 전체 수입국가 중 프랑스에 이어 두번째로 높은 비중을 보이고 있다. 국내 대표 임플란트기업인 오스템임플란트와 바텍은 체코에 유럽 총괄 판매본부를 보유할 만큼 비중있는 국가로 판단하고 있다.

또 다른 대표 수출 의료기기인 미용 영역은 아직 본격적인 진출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아시아와 제 3국 우선 공략 후 미국·유럽 진출 등을 본격적으로 모색하고 있는 단계기 때문이다. 다만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체외진단 제품이 대거 수출되면서 현지 내 국내사 인지도가 높아진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 중이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관계자는 "2019~2021년 한국산 체외진단기기의 체코 수출은 9.7배 증가했고, 인공호흡기 등의 지원·수출이 이뤄지며 현지 의료진과 유통사들 사이에 한국산 의료용품의 인지도가 높아졌다"며 "대표 의료 기업의 현지 법인 설립과 현지 의료공급망 다변화 등도 의료기기 기업에 수출 기회로 작용 중이다"고 말했다.

대규모 수주가 중요한 의료기기와 궁합도 잘 맞는다는 평가다. 체코는 공공의료 비중이 높은 대표국 중 하나다. 전체 의료비 지출의 80% 이상이 공공의료비이고, 현지 265개 중대형 병원 중 61%가 공공병원일 정도다.

시장 성장성도 뒷받침 중이다. 지난해 현지 의료기기시장 규모는 17억달러(약 2조3000억원)로 전년 대비 9.9% 성장했다. 6% 수준의 글로벌 평균 성장률을 상회하는 수치다. 특히 치과용 임플란트와 피부미용장비 등 소위 '돈 되는' 장비를 제조하는 기업에게 유리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 지난해 체코 국민의 1인당 소득은 세계 10위 GDP 국가인 이탈리아와 유사한 수준으로 구매력도 충분하다는 평가다.

유럽 현지법인 설립을 검토 중인 미용의료기기 업체 관계자는 "체코는 프랑스나 독일 등 다른 유럽 국가와 비교해 규모나 영향력 측면에서 핵심 시장이라고 할 수 없지만, 유럽 정중앙에 위치해 중추기지 역할을 할수 있다"며 "이미 임플란트나 진단키트 같은 다른 국산 제품에 대한 반응이 우호적인 점도 거점 마련을 고려할 만한 요소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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