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행사에서 선보인 일부 AI 기술은 기능보다는 화려함에 치중했지만, AI가 곧 사그라들 단순 유행어가 아님을 확신할 수 있었다. 우리는 자각하지 못해도 이미 AI를 매일 사용하고 있다. 챗봇과 콘텐츠 추천 기능은 물론 필자가 이 글을 작성할 때 사용한 단어 자동 수정 기능까지도 모두 AI에 의해 작동한다. 하지만 AI는 이제 개인의 업무 영역을 넘어 기업의 효율성을 높이는 등 비즈니스 환경을 재편하고 있다.
최근 CNN 인터내셔널 커머셜(CNN International Commercial, 이하 CNNIC)과 B2B 인터내셔널(B2B International)이 한국인 100여 명을 포함해 14개국 약 2000명 기업 의사결정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비즈니스 의사결정권자들의 사고방식 (Business Decision makers' Mindset)' 연구가 이를 뒷받침한다. 해당 연구에 따르면, 절반에 가까운 응답자들은 앞으로 몇 년 안에 AI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답했다. 또한 AI 기반 도구를 사용한 정확한 예측, 맞춤형 상호작용, 업무 효율화로 비즈니스 혁신이 일어나고 있으며, 소비자 트렌드 예측, 공급망 관리, 맞춤형 마케팅 전략 수립 등 다양한 방면에 AI가 활용되고 있다. 즉 이미 AI는 보다 전략적이고 현명한 의사결정을 도우며 진정한 비즈니스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는 의미다.
CNNIC의 연구에 따르면 많은 의사결정자들이 수익성과 고객 서비스를 여전히 우선시하는 동시에 디지털 전환, 사이버 보안, 지속 가능성 및 고객 확장 등을 핵심 과제로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의 고위 의사결정자 중 72%가 내년 자사의 매출 성장에 대해 강한 자신감을 보인 가운데, 78%는 향후 1년 안에 추진할 최우선 과제로 디지털 전환을 꼽았다. 또한 전 세계적으로 디지털 전환과 AI 기술의 중요성이 커지는 가운데 사이버 보안의 중요성을 강조한 응답자(84%)도 많았다. 실제 오라클의 자료에 따르면 많은 기업 의사결정자들은 방대한 데이터의 양에 압도되어 오히려 데이터를 신뢰하지 못해 의사결정을 주저하고 있다. 이들 중 70%는 로봇이 대신 의사결정을 내리기를 선호한다고 응답하기도 했다. 이는 AI가 업무 프로세스 간소화에 기여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물론 현재로서는 AI의 파급력을 모두 예측할 수 없지만, 분명 혁신적인 새로운 기회를 창출할 것이라고 필자는 생각한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소비자들은 AI가 무엇인지, 데이터가 어디에 저장되는지, 그리고 이를 신뢰할 수 있을지에 대해 의문을 갖고 있다. AI는 관련성 높은 정보와 유용한 콘텐츠를 추천할 수 있지만, 딥페이크와 가짜 정보가 만연한 시대에는 인간의 직접적인 감독이 필요하기도 하다. 이는 세일즈포스의 조사에서도 알 수 있는데, 세일즈포스 고객의 68%가 AI의 발전으로 인해 기업 신뢰도가 더욱 중요해졌다고 응답했다. AI를 책임감 있게 도입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과제이다.
특히 최근 AI 및 첨단 기술의 활용도가 높아지며 사이버 보안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실제로 사이버 공격이 점점 더 빈번해지고 정교해지는 가운데 기업 의사결정자의 81%가 사이버 보안을 중요 과제로 인식하고 있었다. 실제로 사이버 보안 연구업체인 사이버세큐리티 벤처스가 사이버 보험 시장이 2031년까지 340억 달러를 초과할 것으로 예측할 정도로 이미 사이버 보안에 대한 수요와 관심은 매우 큰 상황이다. 한국의 경우 응답자의 70%가 사이버 위협에 대해 상당히 우려된다고 답했으며, 이는 전 세계 평균인 66%보다 높은 수준이다. 사이버 보안은 단순히 데이터 보호와 재정적 손실 방지 차원을 넘어 고객, 이해관계자, 공급업체와의 신뢰를 유지하는 데 필수적인 요소로 자리 잡았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 신뢰는 한번 잃으면 회복하는 데 수년이 걸릴 수 있어 더욱 중요하다.
기업 신뢰도와 평판은 모든 의사결정에서 고려되어야 하는 필수적인 요소다. 아직 많은 불확실성이 존재하지만, AI가 비즈니스 의사결정에 미치는 중요성은 결코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 기업의 신뢰도와 평판을 생각하는 기업이라면 발전하는 AI 기술에 맞춰 AI를 책임감 있게 도입해 정확한 예측, 맞춤형 상호작용, 업무 효율화를 구현해 소비자 신뢰를 제고, 장기적인 비즈니스 성장으로 이을 수 있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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