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D 가격 높이려 공장 멈추는 중국…'1위' 삼성 TV도 '노란불'

머니투데이 오진영 기자 | 2024.09.23 17:35
/그래픽 = 이지혜 디자인기자

중국의 LCD 패널 제조업체들이 일제히 공장 가동률을 낮추면서 삼성전자·LG전자의 우려가 커진다. TV용 LCD 패널 공급망의 과반을 차지하는 중국 업체들의 가동률 조정은 주요 TV 제조사의 비용 압박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BOE·CSOT·CHOT 등 중국 LCD 패널 생산 업체들은 오는 10월까지 주요 공장의 평균 가동률을 60~70% 수준으로 낮추기로 결정했다. LCD 패널 가격이 상승하던 지난 5월까지 80~90% 수준의 가동률을 유지해 왔으나, 가격 하락세가 뚜렷해지면서 인위적인 가동률 조정에 돌입했다. 이들 업체는 중소형 IT용 패널보다는 55형 이상 TV용 패널 생산라인의 가동률을 집중적으로 낮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TV 제조사에게는 악재다. 삼성디스플레이·LG디스플레이가 LCD 패널 사업을 축소하면서 TV용 패널 공급처가 중국 업체로 좁혀졌기 때문에, 중국 업체가 가동률을 낮추면 원가가 높아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디스플레이업계 핵심 관계자는 "올해 2분기부터 물류비와 인건비, 원자재값이 모두 상승하고 있어 LCD 패널 가격까지 뛴다면 수익성이 더 악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LCD TV에 주력하는 삼성전자는 부담이 커질 수 있다. OLED TV에 집중하고 있는 LG전자에 비해 삼성전자는 주력 프리미엄 라인업인 QLED TV 등 여전히 LCD TV 비중이 높다. 특허 소송이 진행 중인 BOE 등 중국 업체에서 LCD 패널 구입 비중을 축소하고 있지만, 최근 주요 공급업체 중 한 곳인 일본 샤프가 10세대 LCD 패널 공장 가동을 중단하기로 하는 등 패널 조달을 위한 대안이 뚜렷하지 않다.


삼성전자가 연간 LCD 패널 구매에 지출하는 비용은 5조원~6조원으로, 업계는 연간 LCD TV 출하량 3603만대(지난해 기준) 중 2000만대 이상이 중국산 패널을 탑재하는 것으로 추정한다. 시장조사업체 DSCC에 따르면 가장 수요가 높은 55인치 LCD TV 패널의 가격은 1월 122달러에서 지난 5월 132달러까지 뛰었다. 7월부터 가격이 하락중이지만, 감산 규모에 따라 가격이 다시 오를 가능성이 높다.

글로벌 TV 시장 침체도 걱정거리다. 삼성전자의 주무대인 프리미엄 LCD TV 시장에서 중국 기업들이 LCD 패널을 저렴하게 조달할 수 있다는 점을 무기로 물량공세를 펼치고 있기 때문에, 원가 부담은 점유율 추가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1위 삼성전자의 올해 2분기 프리미엄 TV 시장 점유율이 사상 처음으로 40% 아래로 떨어졌다고 분석했다.

업계는 가동률 조정이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공급망을 전면 재정비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업계 관계자는"중국 업체가 오는 10월 1일 국경절 연휴를 전후해 공장 가동을 2~3주간 축소할 것"이라며 "모바일이나 태블릿 등 중소형 패널은 OLED 비중이 여전히 높지만, TV는 LCD 비중이 떨어지지 않고 있어 중국 업체가 사실상 가격 결정권을 쥐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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