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부터 8월까지 뜨겁던 부동산 시장이 다시 차갑게 식어가고 있다는 신호가 커지고 있다. 세 달 만에 서울 아파트 월세 거래량이 매매 거래량을 넘어섰으며, 지난달 서울의 집값이 오히려 전월대비 4.5% 하락했다는 민간 통계도 나왔다. 지난달부터 은행들이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를 확 올리고, 대출 규제에 나서면서 매매 수요가 한풀 꺾였다는 분석이다. 10월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를 앞두고 있지만 시장의 방향성이 하방으로 정해진만큼 금리의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22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20일 기준 서울 아파트 월세 거래량은 5660건으로 매매 거래량(5574건)을 소폭 상회했다.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이 월세 거래량을 앞지른지 세 달 만에 다시 월세 거래량이 많아진 것이다.
앞서 지난 6월과 7월 매매 거래량은 각각 7563건, 8838건으로 모두 월세 거래량을 넘어서며 매매 수요가 급격히 늘어났음을 반영했다. 이 영향으로 집값도 급등세를 나타냈다.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이 월세 거래량을 앞섰던 때는 집값 폭등기였던 2020년 12월 이후 약 4년 만에 처음이다.
이로 인해 다시 집값이 급등할 것이란 것이란 시장 우려가 컸다. 하지만 정부가 8월 8일 부동산 공급 대책을 내놓았고. 금융당국이 8월 이후 전방위로 은행을 압박하면서 분위기가 반전되기 시작했다. 특히 9월부터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 강화와 추가 대출 억제책이 나오며 매매 거래는 급격하게 둔화했다.
한국부동산원이나 KB부동산통계 보다 한 달 가량 빠르게 시장 상황을 반영하는 것으로 여겨지는 민간 통계는 지난 8월부터 집값이 하락 반전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 부동산정책연구원의 '월간 KAR 부동산시장 동향' 9월호에 따르면 지난 8월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월 대비 1.9% 하락했다. 특히 서울의 아파트 가격은 4.5% 하락했고, 수도권은 4.4% 떨어진 것으로 집계됐다.
협회는 8월은 휴가철 매매가가 부진한 계절적 특성이 있고 최근 가격상승에 따른 피로감, 8·8 부동산 대책, 2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등 정부 정책 여파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매수 심리가 관망세로 돌아섰다고 분석했다.
같은 기간 상승세를 지속했던 부동산원과 공인중개사협회의 집값 동향 결과가 다른 것은 통계 방식에 따른 차이로 보인다. 협회는 아파트 매매가를 지수화하지 않고 월별로 실제 거래된 아파트의 평균 가격 변화를 반영해 분석한다. 이에 집값 시장 동향을 더 빨리 반영하는 특징을 지닌다. 협회 관계자는 "부동산원이나 KB통계도 다음 달(9월)에는 비슷한 하락 분위기를 반영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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