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코 공식 방문을 마치고 22일 귀국한 윤 대통령은 이번 체코 방문 중 페트르 파벨 체코 대통령, 페트르 피알라 총리 등과 잇따라 회담을 갖고 '한국과 체코가 함께 짓는 원전'이라는 비전을 역설했다. 양국 정부는 원전 건설부터 기술 개발, 인력 양성 등 원전 생태계 전 분야에서 협력하고, 민간의 협력도 서로 적극 지원하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체코 측은 '팀 코리아'의 저력을 높게 평가하며 두코바니 원전 2기에 대한 최종 계약은 물론 아직 발주도 하지 않은 테믈린 원전 2기 건설사업 추가 수주 가능성까지 내비쳤다. 파벨 대통령은 지난 19일(현지시간) 윤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직후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두코바니 원전 건설)최종계약서가 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시기상조"라면서도 "이번 프로젝트가 얼마나 성공하는지에 따라 테믈린 신규 원전 사업이 고려될 것"이라고 했다.
한국과 체코는 이번 윤 대통령의 공식방문을 계기로 두코바니 원전 건설에 최대 60%의 체코기업이 참여하는 것을 목표로 양국은 원전 전주기 협력을 위한 13건의 원전협력 관련 MOU를 체결했다. 이는 한국과 체코가 손잡고 제3국 진출하는 시나리오까지 염두에 둔 전략적 행보다. 윤 대통령은 "원전 협력을 계기로 한국과 체코는 세계 원전 르네상스 시대의 미래 주역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에 파벨 대통령은 "폴란드, 슬로베니아, 슬로바키아 등에서 원전 개발 계획이 있다"며 "이 때문에 우리가 한국과 협력할 잠재력이 크고, 제3국 시장 진출을 같이 도모할 수 있다"고 화답했다.
윤 대통령의 이번 체코 방문으로 한국의 원전산업은 일대 전기를 맞게 됐다. 최근 한국은 지난 정부 시절 건설이 중단된 신한울 원전 3·4호기의 공사를 재개했다. 이는 탈원전 정책으로 고사 위기에 몰렸던 국내 원전 산업생태계의 회복을 의미한다. 이에 더해 체코 두코바니 원전 최종 계약까지 확정될 경우 원전 분야 '글로벌 톱 플레이어'로써 우뚝 설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윤 대통령의 '2030년까지 원전 10기 수출' 공약도 달성 가능성도 한층 높아졌다.앞서 윤 대통령은 2022년 취임 직후 "2030년까지 원전 10기를 수출하고, 일자리 10만개를 창출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한국은 폴란드, 우크라이나,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등의 지역에서 추가 원전 수주를 목표로 하고 있다. 한수원은 일찌감치 폴란드 퐁트누프 원전 사업자 선정을 위해 발주사와 타당성 조사용역 계약체결을 준비하고 있고 한전은 아랍에미리트(UAE)·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지역에서 수주전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윤 대통령의 체코 공식방문을 수행한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지난 19일 현지에서 진행한 브리핑을 통해 "팀 코리아의 원전 생태계가 다른 국가들보다 훨씬 경쟁력이 있었기 때문에 아랍에미리트(UAE) 다각화 원전 사업을 성공적으로 추진해 '온 타임 온 버짓'(On time On budget, 공기 예산 준수) 경쟁력을 입증한 바 있다"며 "체코 신규 원전에서도 한국 원전의 경쟁력을 한 번 더 입증해 나간다면 원전 10기 수출도 가능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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