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들은 그동안 국내 증시를 짓눌렀던 반도체 고점론이 해소될지 주목한다. 이번주 '반도체 풍향계'로 불리는 미국 메모리반도체기업 마이크론의 실적 발표가 중대 이벤트로 꼽히는 이유다. 코스피지수는 지난 7월 2900선에 근접한 수준까지 올랐었다. 그러나 외국인발 반도체 종목 중심 10조원대 매도 폭탄을 맞고 11%나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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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투자자들, 7월 코스피 연중 최고치 찍자…반도체업종서 12조원대 매도세 ━
코스피지수의 발목을 잡은 것은 반도체 고점론이었다. 모간스탠리가 지난 15일(현지시간)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에 대한 목표 주가를 각각 54%(26만원→12만원), 28%(10만5000원→7만6000원) 낮춘 것이 대표적이다. 그 결과 국내 반도체 빅2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주간 기준으로 각각 2.17%, 3.50% 떨어졌다.
대신증권은 9월 코스피지수가 억눌린 주된 이유로 반도체 업황 불안과 외국인의 대량 매도를 꼽았다. 특히 외국인 투자자들의 반도체 매도가 급락을 조장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코스피지수가 지난 7월 11일 연중 최고치(2891.35)를 찍자 다음 거래일이후 10조7000억원 규모 주식을 순매도했다. 같은 기간 반도체업종에선 외국인 매도 물량이 12조4000억원이나 쏟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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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컷 실현에 '되살아날 결심'?…'반도체 풍향계' 마이크론 실적 주목━
하지만 증권가는 빅컷이 실현되면서 코스피지수가 완만하게 되살아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스피가 2650선 갭 하락 구간을 돌파할 경우 2700선까지 상승여력이 확대되며 박스권 등락이 가능할 것"이라며 "단기 트레이딩 측면에서 9월말~10월 초에 저점 매수 타이밍을 잡는 것이 유리할 것"이라고 했다. 27일(현지시간) 예정된 미국의 8월 PCE(개인소비지출) 물가지수와 같은 경제 지표 결과에 따라 코스피지수가 반등 타이밍을 맞을 수 있다는 것이다. 2650선 전후에서 하락 반전하면 9월 저점(2490) 수준에서 지지선이 형성될 것이란 전망이다.
NH투자증권은 다음주 코스피지수 예상범위를 2520에서 2670으로 제시했다. 상승요인에 대해선 미국 금리인하에 따른 R(경기침체·Recession)의 공포 완화와 밸류에이션 부담해소를 꼽았다. 하락 요인은 미국 선거의 불확실성과 K-반도체에 대한 우려가 제시됐다. 아울러 미국 마이크론의 회계연도 4분기(6~8월) 실적 발표가 25일(현지시간) 예정된 것에 주목했다. 마이크론은 메모리 반도체 업계에서 실적 발표 일정이 가장 빨라 '반도체 풍향계'로 불린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장은 모간스탠리의 한국 반도체 투자의견 하향 리포트 이후 스마트폰·PC 수요감소의 실적 영향과 HBM(고대역폭메모리) 공급 과잉 가능성에 대해 확인하고 싶어하는 심리가 커졌다"고 분석했다.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관련 이슈에도 이목이 쏠릴 전망이다. 오는 24일 한국거래소가 기업가치 우수기업으로 구성된 'KRX 코리아 밸류업 지수'를 발표한다. 같은날 국회 다수파인 더불어민주당이 여는 당내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정책 토론회는 금투세 시행 여부에 대한 방향성을 가늠할 이벤트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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