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대출규제에 카드론 몰려가나…잔액 41.8조, 역대 최고액

머니투데이 황예림 기자 | 2024.09.22 15:54
9개 카드사의 카드론 잔액 추이/그래픽=김현정

카드론 잔액이 1달 새 6000여억원 늘어나며 또다시 역대 최고액을 경신했다. 카드론을 갚지 못할 때 돌려막기로 활용하는 대환대출 규모도 올해 들어 가장 커졌다. 저축은행이 신용대출을 소극적으로 취급하는 상황에서 은행까지 대출규제를 강화하며 풍선효과가 나타난 것으로 분석된다.

22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9개 카드사의 카드론 잔액은 41조8309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7월 41조2266억원에서 6044억원(1.5%) 증가했다. 카드론 잔액은 올해 들어 한번도 빠짐없이 증가해 지난달 또다시 역대 최고액을 기록했다. 지난해말 카드론 잔액은 38조7613억원이었으나 8개월 새 3조696억원(7.9%) 늘어났다.

카드론 잔액은 롯데·현대·우리카드 3개사를 중심으로 확대됐다. 3개사의 올해 카드론 증가분은 총 2조3900억원으로, 전체 증가분의 78%를 차지한다. 롯데카드의 지난달 카드론 잔액은 5조3425억원으로, 지난해말과 비교해 1조471억원(24.4%) 급증했다.

현대카드도 지난달 카드론 잔액이 지난해말보다 8104억원(17.0%) 증가한 5조5866억원을 기록했다. 우리카드의 카드론 잔액은 지난달 3조8660억원을 기록, 지난해말 대비 5325억원(16.0%) 증가했다.

카드론 규모가 커지면서 대환대출 잔액도 덩달아 늘고 있다. 카드론 대환대출은 카드론을 연체한 차주가 같은 카드사에서 새롭게 받은 대출을 의미하는 것으로, 채무조정의 성격을 띈다. 지난달 9개 카드사의 카드론 대환대출 잔액은 1조9166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말 1조6273억원에서 2892억원(17.8%) 늘었다.


은행이 대출규제를 강화하면서 카드론으로 대출수요가 옮겨간 모습이다. 최근 금융당국이 은행권에 가계빚 관리를 강화하라고 주문한 뒤 KB국민·신한·우리·NH농협은행은 유주택자를 대상으로 한 주택담보대출 취급을 중단했다.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은 신용대출 한도를 연소득의 100% 이내로 낮추고 마이너스통장 한도도 일부 제한하기로 했다.

신용대출을 활발히 취급하던 저축은행과 대부업체가 대출취급을 축소한 것도 올해 카드론이 빠르게 불어내는 데 영향을 미쳤다. 올해 6월말 79개 저축은행의 가계신용대출 잔액은 38조8958억원으로, 지난해말보다 413억원(0.1%) 감소했다.

금융당국은 가계빚이 카드사 등 2금융권으로 옮겨가는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이달부터 매일 카드론과 저축은행 신용대출 잔액추이를 모니터링한다. 올해 카드론 규모가 급증한 롯데·현대·우리카드 3개사엔 이달말까지 리스크관리 계획을 제출하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저축은행이 대출을 중단하면서 올해 많은 중저신용자가 카드론으로 자발적으로 유입됐다"며 "최근 은행의 대출규제도 카드론 증가에 일부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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