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말고? 금값 누가 올렸나 보니… 관세 낮춘 모디 효과

머니투데이 김희정 기자 | 2024.09.21 07:31

인도 모디 총리 7월말 금 관세율 9%포인트 낮춰,
결혼 시즌 맞아 금 실수요 늘고 투자 수요도 가세

미국 연준의 0.5% 포인트의 금리 인하 발표에 금 가격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19일 서울 종로구 한국금거래소에서 관계자가 골드바를 선보이고 있다. 18일(현지시간) 미국 금속선물거래소(COMEX)에서 금 선물은 1.2% 급등한 온스당 2600.16달러까지 치솟았다. 금값이 2600달러를 돌파한 것은 사상 처음이다./사진=뉴스1
인도가 금·은 수입관세를 대폭 낮추자 글로벌 금괴 수요를 견인하며 글로벌 금 가격을 끌어올리고 있다.

19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인도의 금 수입은 8월 달러 기준 100억6000만달러로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영국 런던 소재 컨설팅회사 메탈 포커스의 예비 추산에 따르면 이는 약 131톤의 금괴를 수입했다는 뜻으로, 기록상 여섯 번째로 많은 수입량이다.

금 가격은 올해 초 이후 약 4분의 1이 올라 금 실수요가 위축될 만한 상황이다. 그러나 인도 정부가 7월말 금·은 수입 관세를 기존의 15%에서 6%로 9%포인트나 낮추자 금 수요가 다시 급증했다.

메탈 포커스의 필리 뉴먼은 "관세 인하의 영향은 전례가 없고 믿을 수 없을 정도"라고 말했다. 인도 주얼리업계는 9월부터 내년 2월까지 이어지는 축제와 결혼식 시즌 동안 금 매출이 연간 기준 최대 40%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업계에선 금 관세를 낮춘 '모디 지'(나렌드라 모디 총리를 일컫는 존칭)를 향해 칭찬 일색이다.

지난 7월 3일(현지시간) 인도 뭄바이에서 프리웨딩(pre-wedding) 중인 아시아 최고 갑부, 인도 릴라이언스 회장 무케시 암바니의 아내 니타 암바니와 그녀의 아들 아난트 암바니, 그리고 그의 약혼자 라디카 머천트. 인도는 9월부터 결혼 시즌이 본격 시작돼 금 가격의 기록적 상승에도 불구하고 수요가 꾸준할 것으로 예상된다. /뭄바이 로이터=뉴스1
세계금협회(World Gold Council)에 따르면 인도는 지난해 금 보석 수요의 약 3분의 1을 차지했고,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금괴 및 동전 시장이 됐다. 인도 중앙은행도 올해 첫 7개월 동안 42톤의 금을 보유고에 추가했다. 이는 2023년 전체 구매량의 두 배가 넘는다.

세계 최대 금 현물 매수국인 중국도 금 가격이 높아지면서 관련 보석 판매는 줄었으나 2분기에 금괴와 동전 판매가 전년 대비 62%나 급증했다. 세계금협회는 중국을 언급하며 "금 투자 수요와 금 가격 사이에 강력한 긍정적 상관관계가 관찰됐다"고 밝혔다.


서구 투자자 수요도 금괴 가격 상승에 큰 영향을 미쳤다. 지난 4개월 동안 금 기반 상장지수펀드(ETF)로 76억달러가 순유입됐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18일 미국 연준의 빅컷(기준금리 0.5%포인트 인하)으로 금 가격이 온스당 2600달러에 육박하며 신기록을 달성하자 일정 수준 가격 조정이 올 수 있다고 경고한다. 연준의 급격한 금리 인하 전망이 금값을 끌어올렸지만 전망이 이미 실현된 만큼 추가 상승이 여의치 않다는 분석이다. 금리 인하로 차입 비용이 낮아지면 금괴 같은 무수익 자산의 매력이 상대적으로 높아진다.

온라인 금시장인 불리온볼트의 런던 소재 리서치 이사 에이드리언 애쉬는 "이렇게 오랜 기간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가 크다면 실망할 여지가 있다. 귀금속과 다른 자산이 하락할 여지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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