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연준의 '빅컷', 한은도 10월엔 내리나…주저하는 이유는

머니투데이 김주현 기자 | 2024.09.19 15:11
한국과 미국 기준금리 변동 추이/그래픽=이지혜

미국이 '빅컷'(한번에 정책금리 0.5%포인트 인하)을 통해 금리인하 사이클에 진입했다. 한국은행도 다음달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회의에서 기준금리 인하를 시작할지 여부에 관심이 집중된다.

한은은 물가가 목표 수준에 수렴한다는 확신이 커진 상황에서 예상보다 더딘 내수 회복을 고려할 때 금리인하 필요성이 크다고 판단한다. 다만 금융안정 측면에서 금리인하를 주저한다. 금리인하가 서울 주택가격 상승을 부추겨 높은 가계부채 증가세가 지속돼선 안 된다는 경계감이 높은 상황이다.

18일(현지시간) 미국 중앙은행격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정례회의를 열고 정책금리를 50bp(1bp=0.01%p) 내린 4.75~5.00%로 결정했다. 연준이 정책금리를 인하한 건 2020년 3월 이후 4년6개월 만이다.

연준이 금리인하를 '빅컷'으로 시작하면서 우리나라와의 금리 차는 2%p에서 1.5%p로 좁혀졌다. 앞서 한미 기준금리는 2022년 9월28일 연준이 정책금리를 0.75%p 한 번에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하면서 약 2년5개월 만에 역전됐다.

연준의 합류로 본격적인 글로벌 금리인하 사이클이 시작됐다. 유럽중앙은행(ECB)과 영국, 캐나다 등도 금리인하를 이어갔다. ECB는 지난 6월에 이어 이달 12일에도 두 번째 금리인하를 단행했다.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은 지난달 펜데믹 이후 약 4년5개월 만에 금리를 내렸다. 캐나다중앙은행은 지난 4일 3회 연속으로 금리를 내리며 속도를 냈다.

한은은 아직까지 금리인하 사이클에 진입하기 전이다. 물가만 보면 금리인하 여건이 조성됐지만 최근 가파른 가계부채 증가세가 발목을 잡았다. 한은은 금융안정 측면을 고려해 지난달 금통위 회의에서 13차례 연속 금리를 동결했다.

당시 결정을 두고 이창용 한은 총재는 "단기적으로 고통을 줄이는 통화·재정정책을 수행한다면 부동산 문제는 악순환이 계속될 것"이라며 "가계부채가 더 증가했다가는 정도가 지나치면 금융위기를 초래할 수 있는 수준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한은은 물가가 안정된 현 상황에서 금융안정 리스크를 통화정책 결정에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고려하고 있다. 금리인하 속도에 대해서도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 대비 느릴 수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박종우 한은 부총재보는 지난 12일 통화신용정책 보고서 설명회에서 "우리나라는 주요국 대비 상대적으로 금리를 덜 올리고 물가를 안정시켰기 때문에 향후 금리인하 사이클에서도 속도나 폭에 대한 기대를 형성할 때 이런 부분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내수 부진 등 경기 침체 리스크를 고려해서라도 한은이 10월 금리인하에 나서야 한다고 진단했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이미 한은은 통화정책을 실기했다고 보고 늦었지만 10월에서라도 금리를 낮춰야 한다"며 "2분기부터 민간소비 둔화 등 내수 침체 조짐이 나타났기 때에 금리를 또 동결하면 경기침체 골이 더 깊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어 "물가도 잡힌 상황에서 불필요하게 경기침체를 겪을 필요가 없다"며 "가계부채와 부동산가격 문제는 기준금리를 한 차례 더 동결한다고 해결될 가능성이 낮고 대출 규제나 주택공급 정책으로 해결할 문제"라고 덧붙였다.

한편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금통위 통화정책방향 회의는 연내 10월과 11월 두 차례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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