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드캐리 덕에 버스 잘 탔습니다"…이게 대체 무슨 말이지?[샷집]

머니투데이 최우영 기자 | 2024.09.20 07:00

[샷건의 집현전]<20>팀플레이를 이끌어주는 플레이 '하드캐리' 묻어가려는 습관은 곤란

편집자주 | 한 아재가 조카와 친해지기 위해 유행가 제목을 들먹이며 '샷건의 집현전'이라고 했다죠. 실제 노래 제목은 '사건의 지평선'이었습니다. 아재들이 괜히 아는 체 하다 망신 당하는 일 없도록, MZ세대가 흔히 쓰는 용어들을 풀어드립니다.

살다 보면 팀플레이가 필요한 일이 참 많습니다. 학생들의 조별 과제부터 회사 내 협업, 그리고 짝을 지어 상대방과 경쟁하는 게임 안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모든 구성원이 비슷하게 기여하는 '이상적인' 일은 잘 일어나지 않습니다. 타고난 능력과 책임감으로 두각을 나타내는 스타 플레이어들이 종종 등장합니다.

게임에서는 주로 이러한 플레이어에 대해 "하드캐리(Hard Carry)했다"고 합니다. 팀원들의 트롤링(민폐를 끼칠 정도로 수준 낮은 플레이)과 같은 어려움을 딛고 게임을 승리로 이끌어간다는 뜻입니다. FPS(1인칭슈팅) 게임에서 아군이 모두 죽은 상황을 극복하고 승리로 이끈다거나, RPG(역할수행게임)에서 파티원들을 끝까지 살려내며 던전을 돌파하는 플레이어들에게 이런 표현을 많이 씁니다.

비슷한 표현으로 '버스를 태워준다'는 게 있습니다. 실력이 일천한 플레이어들이 '하드캐리'와 만나서 손쉽게 레벨을 클리어하거나 적들을 물리쳐 승리를 쟁취하는 경우를 뜻합니다. 별다른 기여도 없이 승리를 거머쥔 팀원들이 인사치레로 "버스 잘 탔습니다"라고도 합니다.

'하드캐리'가 게임에서는 10여년 전부터 등장한 용어지만, 최근에는 그 의미가 확장되고 있습니다. 조직생활에서 팀 과제에 적극적으로 나서 리드하는 이들을 일컫는가 하면, 그저 자신의 인생에서 뛰어난 성과를 이뤄내는 사람까지 '하드캐리'라고 부릅니다.


아이돌그룹 GOT7(갓세븐)은 노래 '하드캐리'에서 다음과 같이 외칩니다.

"나 한번 뜨면 게임 다 정리돼. 원하는 걸 전부 다 갖게 돼. 물 타는 법을 알아. 난 오늘도 할 일 해 하드캐리해."

어떤 집단이든 하드캐리하는 플레이어가 나타나면, 이에 대한 의존도가 심해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일명 '묻어 가는' 관행입니다. 하지만 하드캐리 플레이어가 항상 그 자리에 있을 거라는 안일한 생각은 오산입니다. 자꾸만 묻어가는 팀원들에 지친 하드캐리 플레이어들은 조용히 이별을 준비합니다. 다른 팀원들이 편하게 타고 다닌 그 버스, 언제 조용히 사라질지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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