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3월, 채소를 키우는 농부 플로랑 세반은 삽을 내려놓고 파리로 가서 대규모 농민 시위에 합류했다.
그는 소비자들이 더 높은 품질의, 더 환경 친화적인 식품을 원하지만 농부들은 이를 따라가기에 충분한 수입을 얻지 못하고 있다고 말한다.
"농민은 잠재적 전환의 중심에 있습니다. 하지만 관행을 바꾸길 원한다면 안정적인 수입을 지원해야죠." 세반이 덧붙였다.
프랑스 농민들은 시위로 유명하지만 이는 농업계가 목소리를 내는 여러 방법 중 하나일 뿐이다. 무대 뒤에서 농업 로비는 막대한 재정 자원, 깊은 정치적 연결, 그리고 정교한 법률 및 홍보 전문가 네트워크를 갖춘 거대하고 복잡한 조직이다.
"농업 로비는 유럽에서 가장 성공적인 로비로 손꼽혀 왔죠. 매우 오랜 기간 동안 끈질기게 원하는 것을 얻어내는 면에서요." 비정부기구 버드라이프인터내셔널의 유럽 이사 아리엘 브루너가 말한다.
또 다른 NGO인 체인징마켓파운데이션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농업계 단체들은 유럽연합(EU) 로비에만 연간 935~1154만 유로(132~163억 원)를 지출한다.
미국에서도 농업 관련 협회들이 "엄청난 힘을 가지고 있다"고 농업무역정책연구소의 농촌 전략 및 기후 변화 이사 벤 릴리스턴이 말한다. "미국의 농업 정책은 그들이 정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참여과학자모임(UCS)의 분석에 따르면, 농업 분야의 미국내 로비 지출은 2019년 1억4500만 달러(1930억 원)에서 지난해 1억7700만 달러(2360억 원)로 증가했으며 이는 석유 및 가스 대기업들이 지출한 총액보다 많다.
농업이 GDP의 4분의1을 차지하는 브라질에서는 인스티투토 펜사르 아그로페쿠아리아가 "가장 영향력 있는 로비 단체"라고 상파울루대학의 연구원인 카이오 폼페이아가 말한다. "이 단체는 경제적 힘과 명확하게 정의된 목표, 잘 실행된 전략, 그리고 정치적 정보력을 결합하고 있어요." 그가 덧붙였다.
이러한 영향력의 결과로 대형 농기업들과 농민들은 엄격한 환경 규제로부터 면제를 받고, 상당한 보조금을 얻었으며, 유리한 세금 혜택을 유지했다.
농업계는 더 많은 사람들에게 고품질의 식량을 저비용으로 공급하려 노력하는 농민의 생계를 보호하기 위해 이러한 조치들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미국의 몬산토를 소유하고 있는 독일의 작물 과학 및 농화학 그룹 바이엘(Bayer)은 로비가 "민주적 과정의 필수적인 부분"이라며, 규제의 증가가 농부들이 더 적은 자원과 더 낮은 온실가스 배출로 더 많은 식량을 생산하려는 노력을 방해할 위험이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비판론자들은 농업계가 자신의 영향력을 이용해 현대화와 탈탄소화의 필요성을 회피하고, 대형 농기업 그룹들이 다른 토지 소유자와 사용자들의 이익을 무시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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