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출발을 앞둔 기차 플랫폼으로 내려가는 에스컬레이터 앞에는 코레일 직원이 "두 줄로 서세요"라고 외치며 질서 유지에 한창이었다. 어린 두 자녀를 둔 한 아버지는 탑승 시간이 임박한 지 급하게 둘째 딸을 안아 들더니 아들 손을 잡고 계단을 뛰어 내려갔다.
특히 가족 단위 귀성객들이 많았다. 공모씨(45)는 아내·두 자녀와 함께 큰 캐리어 2개를 끌고 서울역을 찾았다. 공씨는 "코로나19(COVID-19)도 있었고 명절에도 근무해야 해 5~6년 만에 고향에 내려간다"며 "이번 추석에도 일해야 하는데 연휴가 길어 주말을 이용해 잠시 부모님을 뵈러 간다"고 밝혔다.
홍모씨(44)는 경북 김천시에 있는 처가댁에서 연휴를 보내려 한다. 그는 "4인 가족은 동반석을 구할 수 있어서 내려가는 표는 구했는데 서울로 오는 표를 구하지 못했다"며 "결국 연휴 다음 날 연차를 썼다. 내려가서 차례 지내고 성묘 가며 처가 식구들과 시간을 보낼 생각"이라고 말했다.
옆에 있던 홍씨의 아들은 "할머니·할아버지 볼 생각에 좋아요"라며 "할머니·할아버지 댁에 가면 게임을 많이 할 수 있어요"라며 수줍게 웃었다.
양손 가득 선물을 들고 고향으로 향하는 귀성객도 눈에 띄었다. 울산에 간다는 황모씨(30)는 "부모님께 두둑하게 용돈을 드리고 싶었는데 부담이 돼 두 분이 같이 쓸 수 있도록 종아리 안마기를 샀다"며 "다리가 자주 아프시다고 해서 고민하다 골랐는데 부모님이 좋아하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국군 장병 라운지에는 군복을 입은 군인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이곳 인근에서 만난 박모씨는 "공군으로 복무하고 있는데 8일 휴가를 마치고 오늘 경기 포천시에 있는 부대로 복귀한다"며 "부모님이 명절 보내고 가면 좋겠다고 아쉬워하셨다. 설에 이어 추석도 부대 안에서 보내는데 근무가 아니면 부대 안에서 쉴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는 이날부터 오는 18일까지 6일간을 '추석 특별수송 기간'으로 정하고 철도 분야 특별교통대책을 시행할 계획이다. 이 기간 하루 평균 열차는 713회 운행된다. 평상시와 비교해 105.8% 많은 수준이다.
안내 인력의 경우 하루 평균 1055명의 인원을 서울·용산·영등포 등 이용객이 많은 역에 집중적으로 배치해 안전 관리에 나설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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