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은 다 박봉?…"여긴 연봉 8000만원" 반전 공고 모은 곳

머니투데이 김성진 기자 | 2024.09.18 08:04

'참 괜찮은 중소기업' 포털의 채용 공고 분석해보니
평균 연봉 3670만원...세전 월급 300만원 수준
청년친화강소기업 등 정부 인증 획득 기업만 공고 올리는 곳
최근 2년 흑자, 퇴사율 15% 미만 등 조건 엄격해

참 괜찮은 중소기업 홈페이지 갈무리.
청년들이 명절에 집안 어른들을 만나기 싫은 이유 중 하나가 '취업은 했느냐'는 질문 때문이라고 한다. 오랜 취업난에 최근에는 채용문이 좁은 대기업 대신 중소기업으로 눈을 돌리는 청년이 많다. 하지만 중소기업은 박봉이고, 복지가 부실하고, 사내 분위기가 나쁠 것이란 부정적 인식에 지원을 꺼리는 분위기도 강한데, 까다로운 조건에 따라 엄선한 중소기업들의 공고만 올리는 포털이 있어 눈길을 끈다.

18일 본지가 '참 괜찮은 중소기업'에 등록된 4000여 채용공고를 웹크롤링(수집)해 분석한 결과 평균 연봉이 3670만원이었다. 세전 월급이 300만원을 조금 넘는 셈이다. 공고 중엔 연봉이 5000만원 이상인 것도 259건 있다. 엔지니어, 디자이너, 설계직 등 기술직 중에는 연봉이 7000만~8000만원을 넘는 것도 있다.

지역별로 서울 일자리는 540개, 수도권은 1303개, 그리고 북미, 남미, 중국, 홍콩 등 해외 근무 일자리도 있다.

'참 괜찮은 중소기업'은 경제6단체 중 한곳인 중소기업중앙회가 2021년부터 운영해온 중소기업 전용 채용플랫폼이다. 고용노동부의 워크넷과 사람인, 잡코리아, 인크루트에 채용공고를 올린 중소기업 중 청년친화강소기업이나 가족친화기업, 여가친화기업 등 101개의 정부 인증을 하나 이상 받고 △신용등급 BB- 이상 △최근 2년 흑자 달성 △최근 1년 퇴사율 15% 미만 △체불·체납·재해 미해당 △상시근로자 10인 이상 △유흥주점업 등 미해당 조건을 만족하는 기업의 공고만 따로 모아놨다.

중소기업은 박봉이고, 일이 험하고, 회사 분위기가 나쁘다는 선입견을 깨기 위해 정부가 인증하고 근로조건도 일정 수준 이상인 기업 공고만 모아놓은 것이다. 실제로 공고들 중에는 생산직, 제품 포장직, 건설현장직 등 중소기업 일자리들 중에 연봉이 4000만원 이상인 공고들이 많고 인공지능 실무, 안드로이드 앱 개발, 스마트팩트리 관리 등 몸보다 머리가 힘든 일자리도 적지 않다.
참 괜찮은 중소기업의 채용기업 소개 페이지. 인증된 재직자가 자가진단한 일터 건강도가 공개된다./사진=참 괜찮은 중소기업 홈페이지 갈무리.
구체적인 공고페이지에는 인증된 재직자들이 회사의 복지와 조직문화, 연봉 수준 등으로 자가진단한 일터 건강도와 회사의 재무 정보, 실적 변화 등이 공개돼 있다. 워크넷 공고의 경우 △기숙사 △통근버스 △차량유지비 지원 △식사지원 △교육비 지원 △자녀학자금 △주택자금 지원 중 해당하는 항목에 체크하는 식으로 복지 수준을 투명하게 공개하게 돼 있다.

현시점의 지원자 수, 경력별 지원 분포, 학력별 지원분포도 알 수 있다. 가령 H모 회사의 토목설계 엔지니어링 신입, 경력 기술자 모집 공고에 13일 기준 지원자는 14명이고 이중 10명은 신입직에 지원, 대졸은 8명이라는 점이 투명하게 공개된다.


중기중앙회는 '참 괜찮은 중소기업'이 중소기업 일자리는 나쁘다는 편견을 고치는 마중물 역할을 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서비스 운영을 시작한 이듬해는 중소기업 1만6000여곳이 공고를 올려 총 24만명이 지원했고, 지난해는 기업 4만곳의 공고에 40만여명이 몰렸다.

일하고 싶은 지역과 업종, 기대하는 복지를 입력하고 AI역량검사를 받으면 맞춤형 공고를 추천하는 '참기업매칭' 서비스도 있다. 중기중앙회는 청년 등 구직자가 우수중소기업의 정보를 더 효과적으로 획득하고, 중소기업도 구인난을 해결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꾸준히 개선하고 있다.

다만, 중기중앙회가 "정규직, 연봉 3000만원 이상 채용공고만 한곳에 모았다"는 광고와 달리 계약직 공고도 있고, 인크루트를 통해 올라온 560개 공고 중에 417개는 연봉이 "협의사항"이라며 공개되지 않은 점은 개선이 필요하다. 중기중앙회 관계자는 "인크루트에서 데이터가 넘어오는 과정에 문제가 생긴 것 같다"며 "시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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