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수입 전기차 판매량이 4115대를 기록하며 전달 동기(4586대) 대비 10.2% 쪼그라들었다. 전기차 캐즘(대중화 전 일시적 수요 둔화)와 전기차 포비아(공포감)이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이 중에서도 중국산 배터리를 사용한 차량이나 중국 관련 브랜드 판매량의 감소세가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산 배터리를 사용한 테슬라 모델3, 모델Y 지난달 판매량은 각각 921대, 1215대로 전달 동기보다 12.7%, 25.1% 급감했다. 다른 차종인 모델S, 모델X 판매량이 7월 1대에서 각각 20대, 52대로 급증한 것과 대조적이다.
중국 저장지리홀딩그룹 산하 완성차 브랜드 볼보의 지난달 판매량도 10대에 불과했다. 7월에 45대를 팔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77.8%가량 줄어들었다. 볼보와 같은 지리그룹 산하에 있는 폴스타의 지난달 판매량도 5대로 전년 동기(185대)의 97.3% 쪼그라들었다. 전달 39대를 판매한 것과 비교해도 87.2% 감소한 수치다.
국내 1~2위 수입차 업체인 메르세데스-벤츠도 인천 청라 전기차 배터리 화재 사고 영향으로 지난달 판매량(133대)이 전달 269대 대비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지난해 같은 기간(749대)과 비교하면 판매량이 5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BMW 역시 대부분 전기차종에서 감소세를 보였는데, 중국 CATL 배터리를 장착한 iX1, iX3 등 차종 판매량이 각각 48대, 120대를 기록하며 전달 동기보다 54.3%, 38.1% 줄었다. 이들이 BMW 판매량 1,3위를 기록하던 차량이란 점을 고려하면 뼈아픈 결과다.
반면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를 사용하는 폭스바겐 ID.4의 경우 지난달 911대를 팔며 전달 동기(355대)보다 2.5배 이상(156.6%) 증가했다. 배터리 제조사를 선제적으로 공개한 게 소비자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 전기차 보조금을 받을 수 있는 데다가 각종 할인 정책으로 가격을 낮춘 것도 한몫했다. 똑같이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를 쓴 포르쉐 전기차 '타이칸'도 7월 6대에서 지난달 63대로 10배 이상 판매량이 늘었다.
캐딜락의 전기 SUV(다목적스포츠차량) '리릭'도 지난달 33대가 팔리며 전달 동기(20대)보다 65% 증가했다. 리릭은 LG에너지솔루션과 GM의 합작사인 '얼티엄셀즈'의 배터리를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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