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카세 먹고 수입차 끌더니…'욜로' 하던 청년들 변했다

머니투데이 김남이 기자 | 2024.09.17 08:05
가구당 월평균 소득 및 흑자액 변화/그래픽=최헌정
'욜로(YOLO)'가 저물고, '요노(YONO)'가 뜨고 있다. "인생은 한 번뿐(You Only Live Once)"을 외치며 과감한 소비를 보였던 젊은층이 "하나만 있으면 된다(You Only Need One)"며 꼭 필요한 것만 사고 불필요한 소비를 줄이고 있다. '요노'의 이면에는 좀처럼 늘지 않는 소득과 고금리·고물가 등 불황의 그림자가 있다.

17일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의 '선택과 집중'의 소비 트렌드 요노' 보고서에 따르면 요노는 모든 소비를 줄이는 절약이 아니라 꼭 필요한 소비는 추구하고 불필요한 소비는 지양하는 방식이다. 최소한의 소비로 최대한의 만족감을 추구하는 소비방식으로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뿐만 아니라 가실비(가격 대비 실사용 비율)까지 고려한다.

미국에서는 1990년대 중반부터 2010년대 초반 출생한 '젠지(GenZ)'를 중심으로 '저소비 코어' 트렌드가 급부상 중이다. 저소비 코어는 젊은층이 자신이 지출이 적다는 것을 자랑하는 트렌드다. 검소함과 미니멀리즘을 옹호하며 오래된 가구, 빈티지 의류 등을 찍어 SNS에 공유한다.

국내에서도 한때 외식산업에서 '파인다이닝', '오마카세' 등이 인기를 끌었으나 최근 열기가 식고 있다. 청년층을 중심으로 급격히 확산했던 와인, 위스키 등 고가 수입 주류 수요 역시 줄었다. 관세청 무역통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위스키 수입량은 1만2663톤으로 지난해 대비 24.9% 감소했고, 같은 기간 와인도 21.9% 줄었다.

교통 분야에서도 '요노'가 나타난다. 농협은행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20~30대의 일평균 택시 이용 건수는 21% 감소해 다른 연령대(3% 감소)보다 큰 폭으로 줄었다. 지난해 20~30대의 수입 신차 등록 비중(17.8%)도 2009년 이후 처음으로 20%를 밑돌았다. 지출에 다소 무감각해지는 카드 대신 현금을 사용하는 '현금챌린지'도 인기다.

트렌드 변화는 고물가 속 소득의 정체와 고금리로 인해 부채 상환 부담이 가중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경제적 지출 여력이 줄어든 것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가구당 월평균 실질 소득은 435만2767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0.82% 증가에 그쳤다. 세금, 사회보험료, 이자비용 등을 제외한 처분가능소득은 347만7617원으로 0.78% 늘었다.

실질 소득에서 의식주 비용(소비지출), 세금·이자비용 등 비소비지출을 뺀 실질 흑자액은 100만9456원으로 지난해보다 1.74% 줄었다. 한 가구에서 남기는 여윳돈이 101만원 정도라는 의미다. 2년 전인 123만원과 비교하면 22만원 감소했다.

물가 상승 등의 영향으로 실질 소득이 2022년 2분기(449만3592원)보다 약 14만원이 줄었고, 같은 기간 고금리의 영향으로 이자비용 등을 포함한 비소비지출은 약 4만9000원 증가했다. 일반 가구보다 지갑이 얇은 청년층은 더 지갑을 닫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금융권도 요노 트렌드를 반영한 서비스를 내놓고 있다. 뱅크샐러드는 지난 6월 팀원을 모아 지출 통제를 게임처럼 즐길 수 있는 '샐러드게임'을 선보였다. 카카오뱅크가 맥도날드, 메가박스 등과 협업해 내놓은 '26주 적금'도 할인혜택 등을 제공하면서 인기를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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