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블룸버그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정부가 자국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이른바 '녹다운 키트'(knock-down kits)를 해외 공장에 수출하도록 장려하고 있다"며 "이는 (전기차 등) 차량의 주요 부품을 국내(중국)에서 생산한 뒤 최종 조립을 위해 최종 목적지(해외) 시장에 보내는 것을 의미한다"고 전했다.
전기차 관련 기술이 해외로 유출될 것을 우려해 첨단 기술이 필요한 중요 부품 생산은 중국에서만 하고, 최종 조립만 해외 공장에서 할 것을 요구했다는 것이다. '녹다운 키트'는 제품을 조립하는 데 필요한 부품의 패키지로, 일반적으로 한 국가 또는 지역에서 제조된 후 최종 조립을 위해 다른 국가 및 지역으로 수출된다.
소식통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해외 자동차 산업에 대한 투자에도 신중할 것을 당부했다고 한다. 특히 인도에 대해선 자동차 관련 투자를 하지 말 것을 지시했다고 한다. 익명을 요청한 소식통은 "중국 상무부는 7월 12개 이상의 자국 자동차 제조업체와 회의에서 중국 전기차 산업 기술 보호와 규제 위험 완화를 위해 인도 자동차 관련 투자를 하지 말 것을 명령했다"고 전했다. 인도와 중국은 2020년 히말라야 국경에서의 무력 충돌 이후 지금까지 긴장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블룸버그는 "중국 정부의 이런 권고는 비야디 등 중국 업체들이 서방의 중국산 전기차 견제를 피하고자 스페인, 태국, 헝가리 등 해외 공장 설립 계획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가운데 나왔다"며 "이는 중국 내수 시장 판매 부진을 상쇄하기 위해 새로운 고객을 찾으려는 업체들의 '글로벌화' 노력에 타격을 줄 수 있다"고 짚었다. 이어 "중국 자동차 제조업체의 해외 공장 설립 등으로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 부양을 기대하는 유럽 국가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 대표 전기차 업체인 비야디는 튀르키예 서부에 10억달러를 투자해 연간 15만대의 자동차를 생산하고, 최대 5000만명을 고용할 수 있는 전기차 공장을 건설할 계획이다. 또 브라질에서는 전기차 생산과 부품 조달 비중 확대를 계획 중이다. 튀르키예는 EU와 관세동맹 협정은, 브라질은 다른 남미 국가들과 무역 협정을 맺고 있어 비야디는 현지 공장 설립으로 두 시장에 쉽게 접근할 수 있다. 남미 국가들은 자국 부품 비중이 50%에 달하는 수입 제품에 무관세 방침을 적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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