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중국의 부동산·주식 등 자산가치 폭락, 소비 부진, 수출입 감소, 실업률 증가 등 경제 전반에 빨간불이 들어오면서 일본의 장기 불황 직전과 비슷하다는 우려가 나오지만 실제로 중국 상황은 IMF 외환위기 직후 한국과 닮아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최근 시장에선 중국에서 일본식 '대차대조표 불황'이 진행되고 있다는 경고가 잇따랐다. 대차대조표 불황은 부채가 증가하고 자산가격이 하락하면서 가계와 기업이 지출과 투자보다 부채 상환에 집중하다가 발생하는 경기 침체 현상을 말한다.
중국의 부동산·주식 등 가격 하락도 궤를 같이 한다. 1990년대초 일본에서 소비침체와 물가하락, 자산가치 급락 등 현상이 나타난 뒤 '잃어버린 30년'이 시작됐다는 것이 '중국 경제의 일본화' 주장 근거로 쓰인다.
하지만 중국의 1인당 GDP와 도시화 수준이 1990년대 일본보다 훨씬 낮아 IMF 외환위기 직후 한국과 훨씬 더 비슷하다고 블룸버그는 봤다. 중국개발투자집단(SDIC)의 한 애널리스트도 "1990년대 일본이 중년이었다면 1998년 한국과 현재의 중국은 아직 젊은 청년"이라며 "앞으로 성장할 여력이 더 많다는 것이 일본과 다른 점"이라고 말했다.
한국 정부가 서비스와 지식기반 산업을 구축하는 데 노력했다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제조업체들이 첨단 제품 생산으로의 사업을 전환하고 수출을 늘리는 방식으로 대응한 것도 경제 성장 동력이 됐다.
다만 중국의 경제 규모가 한국보다 훨씬 크고 국제 정세가 1990년대 말과 다르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는 견해도 있다. 글로벌 신용평가사인 S&P글로벌레이팅스의 루이스 쿠이즈 수석 아시아 태평양 이코노미스트는 "IMF 위기 이후 한국과 현재 중국의 상황은 매우 유사하지만 크게 2가지 차이점이 있다"며 "중국 정부의 경제 개입이 한국보다 자유롭고, 미국·유럽과의 무역 갈등에 직면해 있다는 현실을 감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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