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발진은 매주 로또 당첨될 확률…브레이크 밟으면 결국 선다"

머니투데이 임찬영 기자 | 2024.09.12 15:12
박성지 대전보건대 교수가 발표하는 모습/사진= 임찬영 기자

"당신이 지금 밟고 있는 것은 가속페달일 수 있다"

급발진 의심 사고로 인한 불안감이 커지면서 전문가들이 급발진 관련 오해를 바로잡기 위해 나섰다. 특히 급발진 의심 사고 대부분이 '페달 오조작'으로 발생하고 있는 만큼 이를 막을 수 있는 기술 마련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와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는 12일 오전 10시 여의도 FKI컨퍼런스센터 3층 다이아몬드 룸에서 "자동차 급발진 의심 사고 설명회"를 개최했다.

강남훈 KAMA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급발진 의심 사고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이 증가하고 있다"며 "이번 설명회가 오해와 편견을 바로잡는 인식 개선 활동이 돼 향후 급발진 의심 사고 예방에 더욱 힘쓰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사고기록장치(EDR) 관련 발표를 맡은 최영석 원주한라대학교 교수는 "EDR에 대한 신뢰성은 해외와 국내에서 수만 건 이상의 사고 분석의 결과를 통해 검증됐다"며 "EDR에 오류가 나더라도 데이터가 모두 기록되고 전용 장비로 추출과 암호화하므로 조작은 현실적으로 불가하다"고 했다.

급발진 의심 사고 문제 해결을 위한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페달 블랙박스'에 대해선 "영상은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기 때문에 조작도 쉽다"며 "차량 제조사가 제작할 경우 미작동, 오작동, 데이터 보안 기능 확보를 위해 애프터마켓 제품 대비 2~3배 비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호근 대덕대학교 교수도 "페달 블랙박스는 판정에 도움은 되겠지만 사고를 줄이거나 예방할 수 없다"며 "급발진 추정 사고 99%가량이 페달 오조작으로 일어나기 때문에 가속페달과 브레이크 오조작만 줄여도 대부분의 급발진 추정 사고를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급발진이 없다고 할 수는 없지만, 로또를 매주 한 달 정도 당첨될 확률이나 다름 없다"며 "(사고를 막기 위해서는) 일본이 페달 오조작 방지 장치를 2019년부터 시범 사업해서 내년부터 의무화하는 것처럼 국내에서도 하루빨리 시범 사업을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성지 대전보건대 교수는 "급발진은 분명 존재하지만 브레이크를 밟으면 결국 차는 서게 된다"며 "급발진 상황에서 브레이크를 밟지 못하고 가속 페달을 밟으면 큰 사고로 이어지게 되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급발진 의심 현상은 운전 경력과 무관하게 누구에게나 발생할 수 있으며 대부분은 부주의(Human Error)라는 사실을 인정하고 이에 따른 대책을 수립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당부했다.

마지막 발표를 맡은 조민제 경찰대학 치안정책연구소 연구관은 "사고 조사는 EDR 데이터만 보고 조사하는 게 아니라 영상 비교 등 모든 환경적인 요인을 종합 판단한다"며 "어떤 기록 장치가 나오더라도 이거에 대한 이슈나 의심이 계속될 수 있기에 여러 기관, 국가 관련 전문가들이 합심해서 문제를 해결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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