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현지시간) 열린 미국 대선후보 1차 TV토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에게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다. '공격하는 트럼프, 방어하는 해리스'의 모습이 연출될 것이라는 당초 예상이 완전히 빗나갔다. 한 여론조사에서는 63%가 해리스의 토론 승리 평가를 내렸다.
해리스의 총 발언시간은 37분41초로 이 중 17분25초를 트럼프의 자질과 역량, 정책 등을 공격하는 데 할애했다. 트럼프의 발언시간은 43분3초로 해리스보다 길었지만 공격하는 데 쓴 시간은 12분54초로 더 짧았다.
이는 바이든과 맞붙었던 6월 토론 때 트럼프가 공격적인 발언을 쏟아내며 토론 주도권을 쥐었던 것과는 대조적인 결과다. 당시 트럼프의 공격발언 비율은 44%로 바이든(35%)보다 높았다.
해리스 부통령이 초반부터 트럼프 전 대통령을 기선 제압하며 토론을 주도한 배경에는 치밀하게 토론을 준비한 과정이 있다는 분석이다. 주요 외신을 종합하면 해리스는 트럼프와 비슷한 모습의 대역을 세워놓고 토론 무대처럼 꾸민 공간에서 수차례 모의 토론을 진행했다. 트럼프의 막말과 비하, 욕설 등에 대처하는 연습도 했다. 이날 공격적인 발언을 지속하고, 주요 이슈를 균형감 있게 짚어낸 것도 특훈 효과라는 평가다.
이에 비해 7번째 대선 토론 무대에 오른 트럼프는 앞서 여유 있는 모습을 강조했지만 토론이 시작된 뒤 해리스의 맹공에 다소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CNN은 이날 토론 종료 직후 여론조사업체 SSRS에 긴급여론조사를 의뢰한 결과, 조사에 응한 토론 시청자 605명 중 63%가 누가 더 토론을 잘했느냐는 문항에 "해리스 부통령"이라고 답했다고 전했다. 설문은 문자 메시지를 통해 진행됐다.
트럼프 지지층에서도 불안감이 감지된다. 해리스 지지자의 96%가 해리스의 승리였다고 답한 반면, 트럼프의 승리였다고 말한 트럼프 지지자는 69%였다. 트럼프 지지자 중 6%는 이번 토론으로 인해 지지 후보를 바꿀 생각이 있다고 했고, 17%는 다시 생각해볼 수는 있지만 지지 후보를 바꿀 생각까지는 없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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