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된 '빌라 갈아타기'..."준비 다했지만…" 가계부채 늘어날라 '눈치'

머니투데이 김도엽 기자 | 2024.09.11 17:05
5대 은행, 빌라·주거용 오피스텔 '비대면' 담보대출 취급 현황/그래픽=윤선정
아파트 담보대출에서 '빌라'와 '주거용 오피스텔'로 확장하려는 온라인 대환대출 서비스가 이달말로 연기됐다. 가계부채 관리 중요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아파트 대환대출 서비스 출시 때와 같은 경쟁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빌라와 주거용 오피스텔 담보대출의 온라인 대환대출 서비스를 오는 30일 개시할 예정이다. 지난 1월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온라인 대환대출 서비스가 시작됐으나 시세조회 문제로 아파트담보대출(아담대)만 갈아타기가 가능했다.

당초 지난 3일 빌라·오피스텔 대환대출을 시작하려고 했으나 은행권 요청으로 연기됐다. 비대면으로 빌라나 오피스텔 담보대출을 취급하지 않던 은행들이 신규 상품을 준비할 시간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최근 대형은행들은 실무적인 준비를 마친 것으로 전해진다.

아울러 은행권은 아파트에만 적용하던 KB부동산 시세를 빌라와 오피스텔에까지 적용하는 시스템도 준비한 상태다. 은행권은 KB시세와 더불어 한국부동산연구원의 자동가격산정모형(AVM)을 적용해 부동산 가치를 매길 예정이다.

국민은행은 빌라와 오피스텔 대상 신규 및 대환용 담보대출 상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국민은행은 그동안 비대면 주담대의 경우 아파트를 대상으로만 취급해왔다.

마찬가지로 아담대만 비대면으로 취급하던 농협은행은 기존 아담대에 빌라도 담보물로 잡을 수 있도록 상품을 개편한다. 오피스텔은 별도의 담보대출 상품을 출시해 신규 취급과 대환이 가능하도록 할 예정이다.

하나·우리은행은 그동안 비대면으로는 오피스텔 담보대출을 취급하지 않았다. 하나은행은 기존 대환용 주담대에 빌라와 오피스텔을 담보물로 추가하고, 오피스텔의 경우 신규용 담보대출 상품 출시도 검토 중이다. 우리은행은 빌라는 기존 대환용 주담대에 담보물로 추가하고, 오피스텔은 별도의 대환용 상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애초에 빌라와 오피스텔 모두 담보대출 취급했던 신한은행은 기존 대환용 주담대를 개편해 온라인 대환대출 서비스에 차질이 없게 할 예정이다.

대환대출 서비스가 확대될 준비는 갖췄지만 금융당국과 은행권은 조심스럽다. 가계대출을 억제하려는 현재 기조와 엇박자가 날 수 있어서다. 지난 1월 아담대 대환대출 출시때 당국은 금리인하 경쟁을 유도했고 은행권은 경쟁에 동참했다. 대환대출 제도 취지가 '소비자의 이자 부담 완화'였기 때문에 효과를 보여주기 위해선 금리 인하가 필요했다.

하지만 최근 가계부채가 급증하면서 상황이 변했다. 대환대출 자체가 전체 가계부채를 늘리진 않지만 특정 은행 입장에선 신규대출과 동일하게 가계대출 총액이 늘어난다. 대환대출 금리를 낮게 책정해 수요가 몰리면 당국의 눈밖에 날 수 있는 셈이다.

특히 대환대출 서비스의 수혜를 받았지만 가계대출 폭등의 '주범'으로 지목됐던 인터넷전문은행들은 다른 금융사와 동일하게 오는 30일에 맞춰 서비스를 오픈 할 예정이지만 잔뜩 몸을 사리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가계대출 관련 여신을 줄여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은행들의 금리 경쟁은 없을 것으로 생각된다"며 "가계대출 잔액 증가분에서 제외해주는 등 유인책이 있어야 소비자들이 금리 인하라는 원래 취지를 체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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